강원도 원주시 우산동. 2006년 나는 처음으로 원주라는 도시에 오게 되었다. 상지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 입학하게 되면서이다.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작은 터미널 안의 사람들이었다. 버스 승강장도 너무 좁고 기사님들이 마술사 같이 좁은 공간을 차례로 정차하시는 모습을 보며 웃음이 났지만, 한편으론 버스와 사람이 움직이는 공간이 나뉘어져 있지 않아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터미널 주변은 항상 붐볐고, 택시들은 닭장처럼 생긴 승강장에 우르르 모여 있었다. 주말이 되어도 터미널 때문일까? 군인들도 줄지어 다니며, 언제나 사람이 붐비는 시끄러운 동네라고 생각되었다. 처음 상지대학교에 입학을 한 후 내가 보았던 우산동의 모습, 지금의 우산동을 되돌아보고 싶다.

2011년 나는 지금 문화콘텐츠학과 조교로 일을 하고 있다. 2006년 입학한 이후로 5년간 우산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터미널이 이전한 것은 2009년 4학년 때였을 것이다. "터미널이 단계동으로 이전하게 되면, 우산동은 흉가로 변할 것이다" 라는 말이 오고 갔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했던 터미널시설이 변화한다는 것에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산동의 모습은 어떠한가? 상지대가 방학을 하면 대부분 문을 닫고 있는 음식점 , 밤이 되면 택시도 다니지 않는 무서운 동네로 변하고 있다.

우산동 자취방에는 좀도둑들이 판을 치며, 내 자취방에도 창문을 뜯고 좀도둑이 들어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밤늦게 귀가하면서 경찰들이 순찰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고맙게 느껴진다. 골목길에 들어서면 방범 CCTV가 되어있지 않은 곳이 많고 어두운 가로등만 켜져 있을 뿐이다.

우산동 관련 신문기사에서 '원주시장은 우산동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향후 상설 공연장 등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고 써 있는 것을 보았다.

우산동에는 즐길 문화가 무엇이 있을까? 이곳은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일까? 향후 어떠한 사업을 펼칠지 궁금하며, 문화를 전공한 한 사람으로서 생각해보게 된다.

학생들이 조사한 결과 우산동은 전체 2천199명 중 1천772명은 외부 지역 주민 이다. 우산동에서 할 수 있는 건 대학생 주류 문화 뿐 아무것도 갖추어져 있는 것이 없다. 타지방에서 온 학생들은 술을 먹기 위해 대학을 온 것이 아니다. 터미널이 이전한 지금 원주시는 우산동을 버린 것일까?

과연 강원발전연구원 관계자의 "우산동 지역은 시의 다른 곳과 달리 생태환경 개선과 문화체험을 접목한 지역발전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은 말뿐인 걸까?

솔직해지자. 우산동은 무섭다. 저녁에 택시기사들도 오기 꺼려할 정도로 조용하고, 안심하고 살기 어려운 동네가 되어 버린 것이다. 터미널이 이전한 이후 우산동은 발전은 커녕 점점 쇠퇴하고 있다.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원주. 정말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영국의 '게이츠헤드', 문화 관광도시로 바뀐 탄광촌을 예를 들고 싶다. 제조업 쇠퇴로 유령도시가 되어버린 게이츠헤드는 도시 재생을 통하여 문화관광 도시가 되었다.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기반 시설들은 도시를 재생 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문화콘텐츠학과 학생들은 이미 우산동의 문화적 요소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우산동만의 축제를 그리고 문화를 전도하며 기획하는 기획자로써, 우산동의 한 일원으로서 공동체성을 새로이 확립하기 위해, 원주시만의 문제가 아닌 우산동 발전을 위하여 모두 함께 참여하여, 우산동의 문화를 변화 재창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