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부러졌다. 넘어지는 순간 다리가 부러진 것을 느꼈다. 갑자기 가슴이 섬뜩해지고 몸이 추워왔다. 겨울산행이 위험하다고 산악회 회원님들에게 등산 전에도 말했었고 특히 하산할 때 빙판위에서는 정신 똑바로 차려야 된다고 그토록 누누이 강조하던 나였지만 잠깐 실수에 오른쪽 발목 위 두 군데가 부러졌다. 난감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괜찮으냐고 물었을 때 나는 간단히 말했다. "부러졌다". 동료가 119로 전화를 했다. 역시 급할 땐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119를 부를 수밖에 없었고, 119상황실에서는 바로 위치 확인이 되었다며 출발한다고 연락이 왔다.

옆에 있던 동료들이 모두들 윗옷을 벗어 나를 감싸주면서 어느 정도 추위는 막을 수 있었지만 나의 머리는 시간이 지날 수록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 119응급구조대원이 땀에 흠뻑 젖은 채로 바삐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면서 어느 정도 나도 안정이 되었지만 옆에서 나를 위해 헌신적으로 보살펴주던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던 차에 119 구조대원 도착했다.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대니 비로소 부러진 다리 통증이 어느 정도 참을 만 하였다.

치악산 곧은재 현장에 헬기가 도착해 빠른 후송이 시작됐다. 잠깐사이에 원주천 둔치에 도착, 대기하고 있던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119구조대원들의 희생적인 환자 우선 돌봄에 대하여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간혹, 상식 이하의 일로 119에 전화하여 쓸데없는 일에 출동을 하였다는 언론매체의 소식을 접하면서 정말 동시에 구조신고를 받았을 때 어느 한쪽은 생명과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도착하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초래 할 것인가! 나 또한 병원에 도착 했을 때 벌써 해는 지고 어둑해지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헬기 구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잠깐이나마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불철주야 대한민국 국민이 위급할 때 마다 언제든지 출동하시는 119대원님들! 신묘년 새해 모두 건강하시고 소원하신 것 꼭 이루시길 진심으로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