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친환경무상급식이 잔잔한 바람에서 한 시대를 변화시키는 태풍이 되어 우리 사회 곳곳에 친환경과 무상이라는 보편적 복지제도의 씨앗을 내리게 했고 궁극에는 역사의 줄기로 뻗어나가게 했다.

원주도 그 역사의 흐름에 발 맞추어(이미 이 역사의 흐름을 예견하고 준비하여왔다) 친환경무상급식을 위한 지원 센터를 조성하고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 되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급식지원센터 사업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근본적인 역할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렇게 소견을 밝혀 보고자 한다.

친환경무상급식제도는 아이들에게 지역에서 생산되어지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친환경농업지역을 확대시키며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 역할을 해야 한다. 마을 입장에서 보면 근본적으로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본다. 이 기회에 농촌지역을 획기적으로, 좀더 심하게 얘기하면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역사적인 역할과 책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간과 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급식지원센터는 역사적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오류를 범한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급식센터제도와 관련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 본다.

마을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인가? 마을 구성원들을 조직하고 생산체계를 관리하고 마을의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감성들을 어떻게 형성하게 하고 담아내고 실현 시킬 것인가? 마을의 영세 소규모 농업인들은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지원센터에 납품하는 주민과 그렇지 못한 주민들 사이의 소득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현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농촌의 역할들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는가? 농촌의 공동체 문화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급식지원센터에 너무 큰 역할을 기대하는 것인가? 나는 결코 불가능한 역할을 기대한다고 보지 않는다. 급식지원센터는 충분히 마을을 견인하고 동고동락 할 수 있는 역할을 담보할 수 있다.

급식지원센터가 농민을 단순하게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하는 공급자로 전락시키는 한 급식지원센터는 역사적으로 주어진 자기 사명을 담보하지 못한 채 또 하나의 유통센터로 머물 뿐이다.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대안리에 한 개의 급식지원센터를 조성할 것이 아니라 원주시내에 있는 7개 읍면지역에 지역 급식지원센터를 조성하고 전체를 관장하는 기획 사무국을 두는 것을 골격으로 하는 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역 급식지원센터는 지역 주민들과 전문인들로 구성되어 운영하도록 하여 향후 사회적기업으로 육성시키는 전략을 세울 수가 있을 것이다.

급식지원센터가 마을 현장에 있어야 마을 사람들과 귀농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농산물 생산체계를 조직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마을이 해야 할 다양한 역할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가능하고 마을의 미래에 대한 꿈을 함께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지역 급식지원센터연합회를 구성하여 원주지역 학교 식자재 공급 뿐만 아니라 수도권지역 식자재 공급 사업까지 펼침으로서 마을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소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농사짓는 농민만 있고 마을이 없는 농촌은 희망이 없다. 친환경급식지원센터가 농사짓는 농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을과 함께하고 마을의 희망을 담아낼 수 있는 역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