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을 꼽으라면 봉산동과 태장1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단계동, 단구동, 무실동 지역은 원주시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에 따르면 원주시 동지역 중에서 가장 토지가격이 싼 곳이 봉산동 태장1동이다. 일산동을 위시한 도심지역과 무실동 등 신흥 개발지역 토지가격에 40% 수준이며 심지어 도심과 더 떨어져 있는 태장2동보다도 못하다고 한다.

하지만 봉산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원주경찰서와 봉산동 삼익아파트 사이 지역은 해방전후만 해도 원주에서 가장 번성했던 곳이다. 원주에 도시가 형성될 당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살았고, 교육청 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몰려 있던 곳이 흔히 우물시장으로 불리는 봉산동 지역이다. 지금도 이 일대 골목을 다녀보면 당시의 번성했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토박이들은 수십년간 개발혜택에서 외면 당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다가 원주에서 가장 번성했던 지역이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했을까? 인구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개발하기 쉬운 지역으로 도시가 발전했고 도시발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로망이 예전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20~30년 동안 지역 정치인들이 내세운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가 동부권 개발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내가 당선되면 낙후된 동부권을 개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몇년 후 혁신도시가 들어서면 봉산동과 태장1동은 도심속에 둘러싸인 오지의 섬으로 전락할 것이다.

때문에 봉산동 태장1동 개발은 더 미뤄서는 안될 원주시의 현안 과제다. 이 지역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는 물론 도시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적 측면에서도 그렇다. 원주시가 원주교도소 이전지역을 봉산동으로 잡고 혐오시설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 차원에서 공공기관과 대규모 체육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중단된 상태이고,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대안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당장 개발소재가 없다면 도로망이라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원주경찰서에서 봉산동 삼익아파트로 이어지는 강북쪽 연결 도로망과 원주경찰서에서 행구동쪽으로 연결되는 도로망이라도 시원하게 뚫릴다면 하다 못해 토지가격이라도 상승할 것이고 민간사업자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게 이 지역 주민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이 도로망은 혁신도시와 구도심을 연결해 주는 최단거리 도로라는 점에서 구도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방정부가 해야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균형발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주시 발전에서 철저하게 소외돼온 봉산동 태장1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