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의 출범과 때맞추어 이제 우리지역의 역사와 전통, 생태적인 뿌리에 근거하는 지역예술 판의 현주소와 세계와 직통하는 열린 원주예술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대가들이 지역에서 자유롭게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하고 그들의 생산 활동이 지역민들의 생활 현장에서 녹아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관대한 시민사회와 치열한 예술가들이 공존하는 도시가 예술의 도시, 문화의 도시이다.

생활예술문화의 활성화에 예술단체의 리더들이 공히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퇴근 후 노동자들이 체육관을 찾아 땀을 흘리듯이, 점심시간의 직장인들이 커피잔을 들고 전시장을 찾으며, 집집마다 합창소리가 메아리치는 진지하고 행복한 시민의 생활을 상상해본다.

곳곳에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술프로그램들이 진행 중에 있다. 문화의 집, 정보관, 주민센터, 그리고 대학의 평생교육원까지 가세하여 각개전투 형식으로 시민들의 문화향수 욕구를 향해 유인책을 제시한다. 자연히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진다.

시민의 세출에 힘입은 지방자치 기관에 의한 예술문화프로그램의 저가공세와 전문가들의 사설 교습의 생계활동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책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일부 예술분야에 집중되었던 투자비용을 시민의 예술향수권 충족과 전문예술인의 활동을 보장하는데 투입하여 시민의 욕구와 전문가들의 창작의욕을 선순환시키는 고리를 정책적으로 창출해야한다. 지방정부는 시민계층에게 예술참여 통로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그 기회는 전문예술가들에게 주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 화급한 문제부터 짚어보자.

첫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기초적인 과정만 운영하고 일몰제를 적용하여 다수의 시민에게 기회를 주어야한다.

둘째, 기초과정 이수자가 사설 예술교습소나 학원에 편입하여 기량을 향상시키며 지속적으로 예술표현활동에 참여하도록 일부 예술분야에 집중되었던 비용을 풀어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교습소나 학원들은 프로그램의 수준 향상과 차별화를 꾀해야 살아남을 것이다.

셋째, 원주문화재단 내에 미술은행 등을 설립하여 지역의 작품들을 구매하여 기업도시와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기관들에게 임대사업을 전개하여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의 발전을 예술분야의 활성화와 연계할 때, 정주인구 확보를 비롯한 혁신, 기업도시의 발전적인 정착을 꾀할 수 있다.

넷째, 시민계층과 전문가 집단의 욕구와 역할이 선순환하는 지역예술 환경은 기량이 높은 예술가들을 원주로 입주하는 유인책이 된다. '원주예술창작단지'를 조성하여 '베를린'이나 '파리'로 예술가들이 유입되는 것처럼 글로벌시대 예술창작의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베를린'과 '북경' 등의 예술창작단지들과 네트워킹을 하며 정기적으로 교류한다면 '원주예술창작단지'의 발전은 가능하다. 이런 발상에서 볼 때 원주시립미술관의 건립이 불가피하다. 자매도시 미국 '로아노크'의 미술관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

새롭게 출범한 문화재단이 여론의 도마 위에 놓여있다. 문화재단의 핵심적 기능은 지역예술문화의 전략과 기획의 산실이어야 한다. 우리지역의 예술문화의 판을 역동적으로 디자인하는 중심기관으로 원주문화재단을 정립시켜야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