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붉게 떠오르는 새해 아침 해를 맞이하면서 사람들은 소망한다. 지난해보다 내 삶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실천하려 노력한다. 각자의 생각과 눈높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행복한 인생은 무엇일까?

지난해 연말 시내 소극장에 연극 한편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 연극에 거의 20년만에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가정주부가 있었다. 주위의 권유로 다시 연극을 하게 된 그녀는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바빠지는 일과와 적당한 긴장감으로 일상에 활력을 느끼게 되었고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주위의 따듯한 격려와 자신에게 향해지는 새로운 평가의 시선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한 동아리 전시회에는 60~70대의 아마츄어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되었다. 뒤 늦게 시작한 미술이라 아직 세련된 작품은 아니지만 붓터치 하나하나에는 그들의 열정이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그들의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묻어 있었다.

지난 가을 실버악단 정기연주회의 연주자들에게서는 최선을 다하는 진지한 자세와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뿌듯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얼굴들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창작활동은 사람들의 일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게 하는 힘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이들의 목표는 유명작가나 연주자나 이름난 배우가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행위는 그들의 일상을 충만감으로 가득차게 하고 삶의 건전한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다다르게 하는 수단이 된다.

한 계단씩 그들의 기량이 늘어날 때 느끼는 희열은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토록 품위있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것이 예술활동의 큰 가치 중 하나이며 이를 인식한 사람들의 수가 점점 더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른바 생활예술인데 시민모두가 한가지 씩 기량을 익혀 자신을 표현하는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면 우리사회의 행복지수는 대단히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전문예술단체와 시와 시의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

때마침 지난 연말 원주문화재단이 창립되었다. 지역예술인들이 문화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전문예술인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생활예술분야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등 지역문화예술발전이 깊고 넓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제 직원도 채용해야 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만들어야 하는 문화재단이다. 첫술부터 배부를 수 없겠지만 첫걸음은 잘 내딛기를 바란다.

모든 조직이 그러하겠지만 일이 되게 하려면 인적구성과 예산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특히 첫걸음을 올바른 방향으로 내딛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하다. 전문적인 식견을 갖춘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틀을 먼저 만들어 주기 바란다.

좋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땀흘려 만들어내는 지원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될 때 예술가 '미스터 앤드 미세스'가 우리집 또는 옆집에도 있어서 그들이 만들어 내는 하모니로 원주는 그야말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행복원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아침에 해보는 단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