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컨벤션산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외지인이 참석하는 회의, 행사 등이 개최될 경우 외지인 1명당 2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참석자가 70명 이상이고 전체 참가자의 70% 이상이 외지인으로 2일 이상 열릴 경우 행사 주최측에 지급한다. 외지인이 회의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원주를 오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원주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정책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실효성이 불분명하고 농촌관광이나 소규모 행사와의 형평성면에서 문제가 있다. 관광객 유치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정책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를 개최하는 모 자치단체가 관광버스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재미를 봤다. 자치단체가 장사꾼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쓴 것은 모양이 좋지 않지만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도 이 방법을 쓰고 있다.

원주시가 추진하려는 정책도 컨벤션산업 활성화로 포장돼 있지만 큰 틀에서는 이와 다르지 않다. 문제는 2만원의 지원금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개최하려던 회의나 행사를 원주에서 개최하게 되는 경우가 얼마일까 하는 점이고, 이 지원금으로 인한 혜택이 인터불고 호텔이나 오크밸리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숙박시설과 회의기능을 갖춘 곳이 아니면 지원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정책은 일부 컨벤션 기능을 갖춘 컨벤션시설을 측면지원하는 정책이나 다름없다. 또한 그동안 이 시설에서 개최한 회의나 행사 참석자들이 컨벤션시설에 지불한 것 외에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체도 없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연계정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불분명하다.

외지인이 원주에 온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인 농촌관광이나 1일 코스 관광객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현재 농촌관광은 학생 1인당 5천원의 체험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게다가 무한정 주는 것이 아니라 예산범위 내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연간 2~3천명 수준이다. 박경리문학공원이나 치악산 등 1일 코스로 원주를 다녀 가는 관광객에 대한 지원은 없다.

컨벤션산업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담당을 두고 운영하던 원주시가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전담팀을 없애면서 정책적 실패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또한 컨벤션산업 활성화를 컨벤션시설 활성화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따라서 이 정책은 원점에서 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면 컨벤션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원주에 온 그 자체만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 부분에 한해 주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또한 농촌관광 등도 동일선상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