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밥' 이상의 의미로 평가된 지 이미 오래다. 명품으로 인정 받고 있는 원주 옻을 오리와 닭고기에 접목시켜 건강음식을 만들고 있는 '양지촌(대표: 오순례)'은 옻 독을 제거해 옻이 오르지 않는 옻 진액과 10여가지 한약재를 넣어 음식 이상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육류 중 유일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진 오리고기와 갖가지 한약재, 옻을 넣고 다린 옻 한방백숙은 영양면에서 월등하다보니 영양보충을 위해 주기적으로 먹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건강에만 좋고 맛은 형편없다면 어찌 그렇게 자주 먹을 수 있겠는가. 오 대표는 닭이나 오리 요리를 20년간 해 온 베테랑 요리사다. 홍천 수타사 아래에서 16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음식점을 하다가 원주로 터전을 옮긴지 5년째로 접어 들었다. 아직도 홍천 청정지역에서 오 대표 남편은 벼 농사부터 고추, 배추 등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그 농산물을 공수해 음식을 만든다. 지난 여름 재배한 고추를 곱게 빻아 담근 김장 김치는 땅에 묻어놓았는데 맛이 잘 들었다.

깔끔하게 손질한 오리고기는 옻과 한약재, 찹쌀을 넣고 센 불에 푹 끓이면 국물이 잘 우러난다. 진하게 우러난 국물이 목으로 넘어가면 오랜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쫄깃한 살코기에는 간간하게 간이 배 있어 그냥 먹어도 괜찮고 소금이나 간장소스를 살짝 찍어 먹어도 좋다.

신선한 생 부추를 끓는 국물에 살짝 적셔 고기와 함께 먹으면 음식 궁합이 잘 맞고 먹기도 좋다. 갈색으로 물든 찹쌀은 부추와 당근을 넣고 죽으로 다시 끓인다. 아무리 바빠도 이 죽은 꼭 먹고 나와야 후회가 없다. 쫀득쫀득한 찹쌀과 오리에서 나온 진한 국물, 그리고 옻과 한약재가 잘 어우러져 묘한 맛을 낸다. 직접 농사지은 청량고추로 담근 고추지는 아삭하면서 매콤하고, 사과와 양상추를 곁들인 샐러드는 상큼하다.

오 대표의 깔끔한 성격 때문인지 상차림이 무척 정갈하다. 바쁜 와중에도 쓸고 닦은 흔적이 식당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방이 두 곳으로 나눠져 있는데 한 방엔 20명, 다른 한 방엔 30명 정도 앉을 수 있어 단체 회식이나 모임, 또는 건강식이 생각났을 때 주저없이 예약하면 된다. 시간이 걸리는 음식이기 때문에 1시간 전에 예약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오 대표는 "건강식을 만들다 보니 화학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채소가 흔한 여름엔 싱싱한 배추로 겉절이를 무쳐낸다"고 말했다. 포장이 가능하며 장거리는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

메뉴는 옻 한방 오리·닭 백숙(4만3천원), 옻 한방삼계탕 (1만5천원), 한방 오리·닭 백숙(4만원), 오리볶음탕(3만8천원), 토종닭볶음탕(3만8천원), 닭볶음탕(2만8천원), 오리뚝배기탕(8천원) 등이 있다. 우산동 상지대 근처 상지보석사우나 옆에 자리하고 있으며, 낮12시부터 밤10시까지 영업한다. 일요일은 휴무인데 예약 손님은 받는다.

▷문의: 735-6552(양지촌)

Tip 원주옻의 효능: 옻은 알콜 해독은 물론 어혈(瘀血)제거, 당뇨예방, 동맥경화에 효능이 뛰어나다고 전한다. 참옻에 내장된 토코페롤 성분은 비타민의 20배에 해당하므로 항암작용에 탁월하다. 옻을 먹으면 몸이 가려운 것은 'HP-오르시올' 성분이 많기 때문인데 이 성분은 항암작용을 하고 암세포를 죽이는 성분이다. 옻 독이 겁나는 사람은 생 옻이 아닌 독을 제거한 진액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된다. 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원주 옻은 진액 등의 제품을 넘어 주류, 떡, 장류 등 품목을 늘려가고 있으며 올해 특허청의 지리적 단체표장을 받았고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향토육성산업에 지정됐다. 주의할 점은 꽃게와 달걀은 차가운 성질 이므로 열성(熱性)인 옻과 궁합이 맞지 않아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임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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