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에 인쇄물 몰아줘
한지개발원 "시간 촉박"

사단법인 한지개발원이 지난 9월 열린 '2010 세계종이조형작가협회(IAPMA) 원주총회' 당시 원주시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열린 원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권영익 시의원이 주장했다.

IAPMA 원주총회는 제12회 원주한지문화제 행사기간인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원주시 보조금 1억5천900만원 중 1억4천400여만원, 한지개발원 자부담 1억3천여만원 중 8천800여만원 등 모두 2억3천200여만원이 집행됐다.

권 시의원은 행사 인쇄물 제작이 특정업체에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작품도록 3천만원, 리플렛 660만원, 포스터 220만원 등 모두 4천589만원을 A기획사에 몰아줬다는 것. 원주시도 보조금 정산검사에서 "시장가격 조사 후 적정가격에 의해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해야 하지만 특정업체 밀어주기식 단일견적에 의해 인쇄물을 제작했다"고 지적했다. A기획사는 한지개발원 이사이자 IAPMA 원주총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진희 도의원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김 도의원은 "외국작가 작품사진을 이메일로 받아 홍보물을 제작하다보니 24시간 호흡을 맞출 기획사가 필요했고, 한지개발원 자료를 가장 많이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획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고 답변했다. 천으로 된 기념품가방(200개, 165만원)을 인쇄업체인 A기획사에서 구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소량 구입 시 단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A기획사에 구입을 의뢰했다"고 김 도의원은 말했다.

권 시의원은 계약금 과다지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계약금으로 작품도록 제작비 3천만원 중 1천500만원, 동시통역 용역비 1천200만원 중 600만원, 셔틀버스 임차비 1천만원 중 600만원 등 계약금을 과다지출 했다는 것. 또한 초대장은 장당 6천100원에 인쇄하면서 상장 케이스는 3천원, 상장은 150원에 구입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권 의원은 지적했다. 영구히 소장 가치가 있는 상장을 비용을 들여 한지로 만들었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김 도의원은 "초대장은 소장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한지에 실크인쇄를 하면서 가격이 상승했으며, 계약금은 앞으로 통상수준인 10%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김 도의원은 "그간 보조금 투명정산을 위해 노력했으며, 행사 자부담 비율이 한지개발원 만큼 높은 단체가 없을 것"이라며 "보조금 정산 지적사항에 대한 사유서를 원주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원창묵 시장은 권 시의원의 시정질문 답변에서 "한지개발원 보조금 집행 전반에 대해 감사부서에서 자체 정밀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부당한 부분이 밝혀지면 관련절차에 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