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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작아도 완성도는 최고"
한국합창대제전 4년연속 출전…중앙무대서도 인정
2010년 12월 20일 (월) 이혜원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정남규 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이제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실력이 향상됐어요. 하지만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국내 최고의 시립합창단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합창 대제전 4년 연속 출전, 전국에서 10개 미만 합창단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고양합창대제전 참가 등 합창계의 놀라운 성공 신화가 원주에서 쓰여지고 있다. 창단 20년이 넘는 원주시립합창단이 전국 우수 반열에 합류한 것은 단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정남규(49) 지휘자의 역할이 새삼 더 주목받고 있다.

시립합창단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클래식 음악 전공자들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힘들지 않은 유학생활을 거쳐 어렵지 않게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부단히 노력하는 스타일이었다. "강원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원주여중에서 교편을 잡은 지 2년 만에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결혼도 했었는데, 살고 있던 집을 정리해 1년간 서울에서 독일어 공부를 한 뒤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떠났습니다."

정 지휘자에게 있어 음악은 어려서부터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유아기 교회에 다니면서 피아노와 합창을 접했고, 당연하다는 듯 음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교편을 잡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외국에 나가 공부를 더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췄을 때 아내가 더 적극적으로 밀어주더군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유학을 결심했죠. 마음을 굳게 먹고 유학을 떠났지만 유학생활이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타국에서의 외로움도 있었지만 학생신분으로 유학을 갔기에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하지만 성공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사무실 청소부터 학생들 음악레슨까지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힘겨운 유학생활을 5년 동안 이어갔다. 비엔나 시립음악원과 국립음악원에서 작곡과 앙상블지휘를 동시에 전공하고 졸업과 동시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서의 생활도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강원도내 대학은 물론 청주 등 충청권대학에 이르기까지 불러만 주면 달려가 강의를 했고, 원주시립합창단 비상임 지휘자로 위촉돼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5년 상임지휘자를 맡게 된 그는 단원 교체작업부터 시작했다. 아마추어로 구성된 비상임 단원 대신 프로급 상임단원을 충원했다. "합창단원을 순차적으로 상임으로 전환했습니다. 완전히 상임단원으로 교체하는데 5년이 걸렸습니다. 합창단은 전국 최소 규모이지만 완성도는 어느 합창단 못지않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수년간에 걸친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한국합창대제전에 4년 연속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4년 연속 출전은 전국 50개 합창단 가운데 원주와 안산 2곳 뿐일 정도로 합창계에서는 쉽지 않은 기록이며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고양합창대제전에 참여하면서 원주시립합창단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10개팀 정도가 2주에 걸쳐 공연을 펼치는데 참가팀은 이사회에서 여러 번 회의를 거쳐 초대여부를 결정한다. 품격 높은 합창제를 지향해 높은 캐런티를 제공하면서 초청하기 때문에 각 팀의 출전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출연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합창단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대회다.

실력과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에 출연하는 행운도 안았다. 한국합창대제전에 참가한 원주시립합창단의 노래를 듣고 영화 '하모니' 음악감독이 직접 연락해 영화 OST를 녹음하고 단원들은 까메오로 출연하기까지 했다. 합창단의 성과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면서 정 지휘자의 실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국내 최고라고 평가받는 국립합창단과 서울시립합창단의 초청을 받아 지휘했고, 내년 3월에는 고양시립합창단 객원지휘자로 출연이 확정된 상태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영광이죠. 한국 최고의 합창단에서 중소도시 합창단 지휘자에게 지휘를 맡기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노력의 결과를 알아봐 주신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어깨가 무거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아주 큰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 중소도시 합창단이지만 원주시립합창단을 국내 최고 수준의 합창단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휘자를 포함해 단원이 34명 뿐인 최소 규모 합창단이지만 타 도시에서도 연주회를 보러 오는 합창단을 꿈꾸고 있다. "원주시립합창단이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실력이 향상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국내 최고의 시립합창단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음악계에서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합창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원주시립합창단. 끝없이 노력하는 지휘자와 그를 믿고 따르는 단원들이 있기에 그들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원주시립합창단의 연주회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음악 애호가들이 몰려오고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날을 기대해 본다. 가족은 부인 백숙현(51) 씨와 1남2녀.  
이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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