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가 이런 맛을 내다니…" 처음 이곳에서 칼국수를 먹어 본 사람은 이렇게 한마디씩 한다. 따끈한 국물과 함께 먹는 닭칼국수 한 그릇으로 꽁꽁 얼어붙는 추위를 녹여보자.

구수한 국물과 쫄깃하면서도 야들야들한 면발이 남다른 '단계칼국수(대표: 김영숙)'엔 닭칼국수를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닭 칼국수를 하는 집이 흔치 않은 이유는 비린내가 나면서 느끼하거나 기름이 둥둥 뜨고 걸쭉하기 쉬운 닭 육수 때문인데, 단계 칼국수에선 그런 문제점을 말끔하게 해결하고 닭 특유의 구수한 국물 맛과 닭고기를 고명으로 얹어 칼국수 맛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밀가루 냄새를 없애고 면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밀가루 반죽은 하루 동안 숙성 시킨다. 소금과 달걀, 밀가루 비율이 적절하게 배합된 반죽을 잘 숙성시킨 다음 음식을 먹기 직전 바로 밀어서 육수에 삶는다. 그러다보니 잠시도 김 대표의 손은 쉴새가 없다.

계속 반죽을 밀고, 썰고, 삶아낸다.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만두를 빚는다. 시중에서 파는 만두를 쓰거나 미리 만들어 얼려놓았다가 사용하는 집들이 대부분인데 김 대표는 주방에 서서 반죽을 밀어 동그랗게 모양을 뜨고 그 위에 김치와 채소를 다져 만든 만두 소를 듬뿍 넣어 빠른 손놀림으로 만두를 빚는다. 그 만두를 칼국수와 함께 삶으면 칼국수도 먹고 만두도 먹을 수 있는 칼만두로 탄생하는 것.

금방 버무려 양념 맛이 솔솔 나는 겉절이가 궁합이 잘 맞는다. 아침마다 그날 소비될 양 만큼 겉절이를 버무리는 것도 김 대표의 몫. 칼국수 위에 겉절이 한 점 올려서 입에 넣으면 두 말이 필요없을 정도. 방부제나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밀가루 음식인데도 먹고나면 소화가 잘 된다.

이렇게 맛있는 칼국수를 4년 전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4천원을 받는다. 김 대표는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그렇다고 바로 가격을 올릴 수가 없었다"며 "올 해 말까지는 그냥 기존 금액으로 받고 내년 1월 1일부터는 닭칼국수 5천원, 칼만두와 콩국수는 6천원으로 1천원씩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사에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김 대표는 내년 여름 콩국수에 사용할 검은 콩을 농가에서 미리 다 사 놓았다. 콩값이 예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며 한숨 짓다가도 금방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혼자오는 손님도 반갑게 맞는다. 그래서인지 늦은 점심시간에도 한 사람, 두 사람씩 계속 가게문을 밀고 손님들이 들어온다.

가게는 소박하지만 나름대로 화초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화초 가꾸는 방법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있는 김 대표의 솜씨다. 에어로빅과 피부관리 자격증도 취득해 놓은 것을 보면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김 대표의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다.

원주세무서 뒤쪽 골목에 위치해 있으며 오전10시부터 오후9시까지 문을 연다. 닭칼국수, 칼만두, 만둣국, 떡만둣국, 만두전골(1만4천원) 등의 메뉴가 있고 여름엔 콩국수와 냉면을 한다.

▷문의: 731-3006 (단계칼국수)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