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현장을 찾은 원창묵 시장이 주민반대대책위 이규옥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조사현장 참관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공대위, "원주시가 합의 뒤집었다" 비난
  원주시, "공대위 특정지역 조사만 고집"

　원주시와 여산골프장 반대 원주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실시하기로 한 골프장 예정부지 입목축적 공동조사가 또 다시 무산됐다.

　원주시와 공대위는 지난 2007년 당시 실시한 입목축적 조사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공대위와 사업자측이 각각 추천한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검증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8일 여산골프장 예정부지 현장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원창묵 시장을 비롯한 원주시 관계자와 사업자측, 주민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함께 했다.

　그러나 이날 공동조사는 "당초 합의대로 주민들과 사업자측이 각각 지정한 표준지 5~7개소에 대한 검증을 하자"는 주민측과 "9개 표준지를 무작위로 추출해 조사하자"는 원주시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당초 표준지 1~2개소의 조사현장을 참관할 예정이던 원 시장도 "향후 9개 표준지를 무작위 추출해 검증을 하고 결과가 잘못됐을 경우 원인자가 비용을 부담해 전수조사를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발걸음을 되돌렸다.

　공대위측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이날 공동조사의 핵심은 원주시가 지난달 10일 시행한 공문에 적시한 것처럼 2007년도 구역지정시 제출된 산림조사서의 사실관계 검증"이라며 "공대위가 제시한 조사방법과 검증위원 구성 등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공문까지 보내 약속해 놓고 손바닥 뒤집듯 하는 원주시와 원주시 행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단체들도 후보자 시절과 당선된 이후 줄곧 검증조사를 직접 참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원 시장의 이날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원 시장은 검증조사 시작단계부터 참관하기를 거부했고 공대위에서 추천한 표준지까지 산을 오르긴 했지만 시에서 공문으로 공대위와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결국 자리를 떠 버리고 말았다"며 "시장이 공문으로 공대위와 약속한 내용을 몰랐다면 산림과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것이고, 공문 내용을 알았다면 시장이라는 이유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것으로 밖에 볼 수 밖에 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공대위가 지목한 특정지역만을 조사하자는 것은 합리적인 방법도, 공문에 명시된 합의사항도 아니다"며 "당일 현장에서 무조건 자신들이 지목한 현장을 먼저 가야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등 공대위측이 무리한 고집을 부렸다"고 말했다. 이어 "92개의 샘플을 모두 조사하는 것도 아니고 샘플 중 또 다시 5~7개소의 샘플을 추려 검증작업을 하면서 자신들이 지목한 특정 표준지만을 고집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업자측이나 공대위측 모두 수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대위측은 입목축적 검증 작업을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공개서한이나 시장면담 등을 통해 원주시 행정과 시장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한 강한 우려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