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때부터 50년을 넘게 대를 이어 하고 있는 보양식집이 있다. 남부시장 뒤에 있는 '진주식당(대표: 함경호)'은 남부시장이 천막시장이었던 시절에 시작해 한 자리에서 어머니가 30여 년 운영했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어머니 손맛을 전수받아 20여 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어머니가 만든 보양식을 즐겨먹던 손님이 3대 째 단골의 대를 잇기도 하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단골들도 많이 있다. 주변에 원주여고나 원주고, 원주중학교 교사들 중에도 단골이 많았는데 이들 중 교장이 된 사람도 있고, 교장 퇴임을 하고 나서도 꾸준히 찾아오는 분들도 있다.

어머니로부터 어떤 비법을 전수 받았냐고 묻자 함 대표는 "별다른 비법은 없다"며 "신선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쓰는 것이 비법 아닌 비법"이라며 "아직까지 다른 맛을 첨가하지 않고, 어머니가 사용했던 방법 그대로 음식을 만들고 그 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의 혼이 배어 있는 가게를 약간의 수리만 했을 뿐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테이블 몇 개에 나무의자를 놓았었다"고 함 대표는 지난 날을 떠올려 본다.

고기는 손질이 끝나면 가마솥에다 푹 삶으면서 그 맛이 시작된다. 곰국을 다리듯 진하게 다리는데 삶은 고기는 진한 육수와 함께 탕으로 먹거나, 갈빗살 부위를 찜처럼 다시 요리해 수육으로도 먹고, 결 방향으로 살을 찢어 채소와 양념으로 무치면 안주로 좋은 고기무침이 된다. 밥, 고기무침, 탕이 함께 나오는 백반도 인기메뉴인데 누린내가 전혀 없고 고소해 보양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그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꾸준히 먹고 있는 운동선수도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이기도 한 전골은 냄비에 잘 익은 고기와 부추, 미나리, 깻잎, 대파를 넉넉히 넣고 마지막으로 들깨가루로 국물 맛을 살려 끓이면서 먹는다. 끓일수록 진한 국물이 우러나고, 고기는 곁들인 부추나 미나리와 함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채소의 신선한 향과 고소한 고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양념장도 특이하다.

다진 마늘을 조금 넣은 참기름 장에 고추장을 잘 섞어서 사용하는데 고기와 맛이 잘 어울린다. 껍질을 벗기고 얇게 저민 생강을 양념장에 찍어서 고기와 함께 먹는 것이 고기를 가장 맛있게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고 함 대표는 알려준다. 또 "음식에 궁합이 있다고 하는데 보신탕은 마늘과 먹는 것이 아니라 생강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며 "무더운 여름에만 허해진 기를 보충하기위해 보양식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요즘처럼 쌀쌀한 날에도 따끈한 국물과 함께 먹으면 추위를 이기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적십자회원으로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이웃과 함께 하고 나누는 일들을 즐거워한다. 그래서 김장봉사나 의료봉사에도 동참해 힘을 보탠다.

가게 문을 열면 연탄난로 위에 모락모락 김을 내며 물이 끓고, 나지막한 천장이 정겹다. 어머니가 사용하던 작은 방은 조용한 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내준다. "황골에 있는 밭에다 심은 배추로 김장을 하기 때문에 배추 값 걱정은 없다"고 이야기 하는 함 대표의 표정이 정겹다.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영업하며 메뉴는 보신탕(특 1만원·보 8천원), 보신탕백반(1만5천원), 고기무침(1만4천원), 수육(1만4천원), 전골(1만4천원). 남부시장 뒤 골목에 위치해 있고 주차장은 가게 뒤에 있다.

▷문의: 764-5498(진주식당)

임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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