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16회 원주국제걷기대회에 참가했다. 평소 걷기를 좋아하고 전부터 참가하고 싶었던 차에 일본 돗도리현 중부의사회 임원들이 원주국제걷기대회에 온다고 하여 원주시의사회 회원으로 토요일·일요일 10km 대회에 참가하였다.

일본 의사회장은 71세 나이에도 10km 대회에 지팡이 두 개를 사용하며 열심히 뒤처지지 않고 거뜬히 걸었다. 부회장은 이번이 원주대회에 4번째 참가한다고 하고 작년 걷기대회 때 원주시의사회를 알게 되어 올 봄 원주시의사회 임원들이 돗도리현 걷기대회(SUN-IN 未來워크)에 참가하면서 양측이 교류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일본 의사회 임원들이 원주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토요일 걷기를 마치고 저녁 만찬장에서 돗도리현과 중부의사회의 소개가 있었는데 회원들이 고령이 되어도 죽을 때까지 의사회에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의사회와 많이 다르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고 부럽기도 하였다.

걷기를 하며 참가자들의 등에 붙은 이름표에 "사랑해요", "우리가족 파이팅", "힘들어 죽겠다", "교수님 A+ 주세요", "괜히 왔어" 등의 재미있는 얘기들을 보고 걷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 가족,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반갑게 보는 이들도 있었고, 일본, 네덜란드 등의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쪽 다리가 전혀 기능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이 보조기에 의지하며 굳건히 걷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70이 훨씬 넘어 보이는 일본 할아버지는 한쪽을 잘 못 쓰시는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절룩거리며 끝까지 걸으면서 한국 학생들과 농담도 하며 같이 걷는 모습들을 보면서 걷기대회가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도전과 희망, 즐거움을 주며 또한 이들과 함께 걷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해 준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원주 걷기대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교류의 계기를 만들어 주고 외국인들이나 다른 도시에서 온 분들에게 원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시민들에게는 걷기가 건강에 좋음을 일깨워주고 가족이나 직장인들이 함께 걷고 가을 소풍 같은 야외놀이를 하게 해주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구석구석 땀 흘리며 걷고 봄으로써 애향심을 북돋워 주기도 한다.

이렇게 원주국제걷기대회는 국제문화교류와 시민들에게 건강과 즐거움, 애향심을 가져다주는 지역의 큰 행사이다. 이번 걷기대회에 참가하면서 더욱 긍정적 의미의 행사가 되기 위한 바람에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몇 가지 개선점을 들어본다.

첫째, 안내봉사자가 부족하다. 출발지 인근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벗어나 도로로 나와 걷는데 무척 위험해 보였고, 우리나라 교통표시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을 위한 더욱 친절한 교통안내가 필요하다.

둘째, 학생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꼭 학생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면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봉사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셋째, 걷는 코스 인근의 지역역사문화재 소개가 있어 방문할 수 있고 간단한 지역 특산물 소개 및 판매도 있다면 참가자들에게 지역역사문화체험의 기회도 되고 외국인에겐 기억에 남는 역사문화 걷기 여행이 될 수 있다.

넷째, 참가자들에게 지속적인 설문지를 받아 개선점을 파악 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