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본지에서 종합운동장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시민들은 사용이 어렵고 프로축구 전용구장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자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70억원이라는 큰 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한 종합운동장을 시민들은 구경만해야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의견과 강원도 연고팀인 강원FC 경기를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의견 등 다양했다. 그러나 프로축구를 원주에서도 볼 수 있게하는 것도 좋지만 그 때문에 시민들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지 않거나 프로축구에 관심이 없는 시민들은 매우 비판적이었다. 심지어 1년에 10번도 안되는 경기라면 차라리 프로축구 경기를 원주에서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도 있었다.

문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데 있다. 원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FC 경기를 원주에서 개최하는 것은 프로축구 구단 창단 당시 협약사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제와서 왈가불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원주에서 경기를 하려는 것이 프로축구 활성화에 목적이 있다면 처음부터  잘못된 발상이다. 자치단체가 프로스포츠 연고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스포츠를 통해 시민통합을 이루고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면 연고지를 여러 도시가 공유해서는 효과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러 도시를 연고지로 삼아 성공한 사례도 없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강원FC 연고지는 강릉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릉시 혼자서 구단 운영을 지원하기 어렵다면 강원도 차원에서 지원하면 된다.

또한 강릉과 춘천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은 강원FC 전용구장이 원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강원FC 창단이 원주시민들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들 대다수는 프로농구 연고지로서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프로축구까지 연고지로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결국 강원FC 창단은 강원도와 강릉시의 들러리를 서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선은 시민들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 어렵다면 시민들이 프로축구 관람을 위해 종합운동장 사용을 포기하고 향후에도 일정정도의 관리비를 부담할 용의가 있는지, 프로농구와 프로축구를 함께 육성할 것인지 등에 관해 여론을 수렴해 보았으면 한다. 시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강원FC 연고지 문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원주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강원도에 재검토를 요청하고 방안을 모색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