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낙지볶음·시원한 비단 조개탕 인기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크고 작은 화초들이 현관을 장식하고 흙으로 만든 토우 소품, 톨 페인팅 소품 등 구석구석 세심한 손길이 닿아있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화초 잎사귀를 보며 '이집 주인장이 어지간히 부지런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석산낙지쭈꾸미(대표: 정화자)'는 낙지·주꾸미와 같은 해산물 요리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음식점이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날엔 할머니 몇 분이 앉아 마른 고추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다듬는 모습이 보였다. 양념 하나하나에 꼼꼼하게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였다. 칸칸이 주름식 문으로 구분시켜 놓은 방엔 정갈하게 식탁이 놓였고, 가족단위 외식 손님이나 단체 손님간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정 대표는 가게 모습에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부지런하고 삶에도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에 있으면서 우리 고유 미술인 '단청'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토우, 톨 페인팅, 천연염색, 꽃꽂이 등 다양한 설치미술 분야에 뛰어들어 대학 강단에 설 정도의 실력을 겸비했다.

정 대표는 "자녀들이 독립할 때까지는 음식점을 할 계획인데, 음식도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며 "새벽 4시면 일어나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재료로 쓸 채소를 경매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열정을 보인다. 어떤 분야에서건 전문성을 갖추고 열정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다. 주방의 그 많은 일도 혼자서 다 소화한다. 그런데도 집에서 살림만 하는 주부가 사용하는 주방처럼 깨끗하다.

"목표와 꿈이 있으면 몸이 고단하긴 해도 얼마든지 힘들지 않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는 시골마을 자연학교에 작업장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맘껏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이 최종 꿈이다. 이루어야 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과정을 맘껏 즐기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석산낙지쭈꾸미는 체인점이다. 기본 레시피 대로 음식을 만들고 있지만,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정 대표가 우선 시 하는 일이다.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은 손님이 VIP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 정도로 정갈하게 상차림 된다.

돌판에 볶으면서 먹는 낙지돌구이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쫄깃쫄깃한 낙지와 아삭한 콩나물이 잘 어울린다. 매운 정도는 손님 식성에 따라 맞춰주고, 남은 음식은 원하면 포장해 갈 수 있다. 공기밥을 시켜 밥반찬으로 먹거나 주 메뉴를 다 먹은 다음 볶음밥으로 먹는 것도 좋다.

시원하게 국물을 낸 비단조개탕도 이집에선 꼭 먹어봐야 한다. 비단 조개로 지리처럼 끓여 국물이 끝내준다. 노릇하게 구운 두부에 간장 양념을 올리고, 조린 감자, 콩나물 무침과 같은 밑반찬에도 정성이 가득이다.

무실동 뜨란채 아파트 후문에 자리하고 있으며, 오전11시부터 오후11시까지 문을 연다. 연중무휴. 메뉴는 낙지돌구이(9천원), 쭈꾸미돌구이(8천원), 오징어돌구이(8천원), 비단조개탕(7천원)이 있다.

▷문의: 731-2905(석산 낙지쭈꾸미)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