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까치골민물장어(대표: 금은숙)'로 가면 된다. 장어 요리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에는 이미 소문이 난 곳이라 단골손님이 주를 이룬다. 단계동 세무서 뒤에 자리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지만 소문 듣고 찾아 온 손님들이 단골로 연결되고, 회식이나 모임을 위한 예약손님이 대부분이다.

이곳에선 처음 장어를 접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단골이 되는 첫 번째 이유다. 장어 특유의 비린내나 흙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서 거리낌이 없다고 손님들은 평가한다. 이것은 장어를 다루는 금 대표의 꼼꼼한 손길과 정성 덕분이다. 뿐만 아니라 더덕을 장어와 함께 구워먹는 것도 이집만의 특징. 통통한 양념더덕을 장어를 굽는 석쇠에 함께 구우면 그 향긋함에 입에 침이 고인다.

이곳에서 장어를 먹어 본 사람만이 장어와 더덕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또 한약재를 포함해 10여 가지 천연 재료로 만든 소스가 장어 맛을 돋우는데 한 몫 한다. 일단 주방에서 한 번 구운 장어에 소스를 발라 테이블에서 다시 구우며 먹는 방식인데, 장어가 익으면서 양념이 스며들어 야들야들함을 그대로 살렸다. 물론 양념 없이 소금구이를 즐겨도 좋다. 소금구이를 먼저 먹고 나중에 양념장어를 먹으면 장어의 제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금 대표는 이자리에서 6년 동안 장어요리를 하고 있다. 그래서 손님이 가족처럼 느껴져 귀찮을법 한데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제철 저장음식을 골고루 갖춰 놓는다. 그러다보니 장아찌류의 밑반찬이 다양하다. 케일잎, 당귀잎, 산마늘잎 등을 간장에 재웠는데, 장어를 싸서 먹으면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장어와 그 맛이 잘 어울려 기가 막히다. 아삭아삭하게 담근 매실지도 남다르다. 대부분 매실에서 엑기스를 빼고 난 쪼글쪼글해진 열매로 지를 만들지만, 금 대표는 열매 상태에서 씨를 제거하고 지를 담가 아삭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구운 장어를 먹다가 가끔씩 한 번 집어 먹으면 입안이 개운하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금 대표는 식당 뒷마당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직접 담근다. 번거롭더라도 본인이 정성을 들여야만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된장은 된장찌개로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을 사용하면 제맛을 내기 어렵다. 바글바글 끓인 된장찌개와 함께 돌솥밥도 먹을 수 있다. 돌솥밥 반찬으로는 생선구이와 함께 맛깔스럽게 무친 나물, 입맛을 돌게하는 여러 가지 장아찌 종류들을 맛볼 수 있다. 물론 장어를 먹고 나서도 된장찌개 식사가 가능하다. 돌솥밥을 짓는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예약을 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후식으로 나오는 차나 주스도 모두 금 대표가 직접 담근 오미자와 매실, 솔잎엑기스다.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인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일이 손수 만들어 놓는 금 대표는 "정성을 들인 음식을 손님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귀찮다는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는다"고 한다.

장어로 만든 음식은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식으로 알려졌다. 그것은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인데 이는 점액 성 단백질과 콜라겐으로 이뤄졌다. 장어는 체내에서 해독작용에 도움을 주고, 세포재생력이 뛰어나 노화를 지연시키고 항암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타민 A가 풍부하다보니 시력건강과 탄력 있는 피부를 지키는데도 탁월하다.

더덕장어구이(1㎏ 4만5천원), 장어정식(2만원), 돌솥정식(7천원)이 있다. 오전10시부터 오후11시까지 영업하며 연중무휴.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