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성 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이는 아이들의 심성과 행동이 바르게 자라 어릴 때부터 그 본 말을 알아본다는 뜻이다.

옛날에는 아이가 간혹 인륜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집안 어른들은 물론 이웃과 친지 등 주위의 장자들이 이를 좋은 말로 타이르는 등 주위가 모두 스승이었다. 또한 가정에서는 부모가, 마을에서는 어른들이 교육적인 역할을 했다.

오늘날 초등교육에 해당하는 서당교육은 마을 공동의 관심사요 자식교육이었다. 좀 더 크면 지방의 향교에서 논어와 시경을 배우고, 좀 더 경지에 이르면 중앙의 성균관에서 학문에 매진하도록 하였다. 현재는 학교에서 그러한 교육과정(유아교육·초·중·고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옛날에는 교육이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동의 관심사였다면 오늘날은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관심사에 그치고 있다. 내 아이 조기교육은 필요하고 나만 잘되면 되지 이웃이 망하든 흥하든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다른 사람과 관계가 없다는 것은 현실적인 사회구조를 외면한 아전인수 격인 교육방법이고 생활교육이다. 이웃이 있어야 사회가 존재하고 사회가 존재되어야 사회의 공동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사회질서와 함께 공동으로 이어나갈 교양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원주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정년퇴임(2003년)한 최한수 교수는 그의 정년퇴임 기념문집에서 "좋은 성격과 능력은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유아기에 형성되기 때문에 유아교육에서 이 시기를 조기교육의 결정적 시기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조기교육을 강조했다 . 또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의 학설을 인용해 유아의 성격형성에 중점을 둔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첫째, 신뢰성의 형성이다. 신뢰성은 유아가 어머니로부터 심리적·신체적 욕구가 충족될 때 형성된다. 이런 성격은 구강기에 젖을 먹이고 뗄 때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형성된다. 어머니가 젖을 떼기 위해 젖꼭지를 싸매거나, 쓴 약을 발라 아이를 놀라게 한다. 하지만 아이는 젖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동안 신뢰하던 어머니를 불신하게 된다. 잘못된 젖떼기 방법은 결국 불신감을 갖게 하기 때문에 가벼이 볼 것이 아니다. 젖 뗄 시기에 일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성격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자율성, 주도성, 생산성, 창의성의 형성이다. 이들 성격은 항문기에 형성된다. 즉, 대변과 소변을 가릴 때 통제 받지 않고, 야단맞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리면 자율성과 주도성이 형성되며, 격려를 받게 되면 생산성과 창의성의 바탕이 된다. 또한 유아기에는 목표나 계획을 세워 노력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이 때 꾸짖지 않고 격려해 주면 주도성과 성취감이 형성된다.

셋째, 인색함과 결벽증을 들 수 있다. 생후 1∼3세 때 대소변을 가리게 된다. 대소변을 지나치게 통제시키면 성인이 된 후 인색한 성격이 형성되는 반면, 지나치게 깨끗한 것을 강조하면 결벽증이 형성된다. 대소변을 가릴 때 지나치게 야단을 치거나, 비난 하거나, 웃음거리를 만들면 대소변을 보지 않고 참게 되는 데 이는 성격 형성에 좋지 않다.

넷째, 소유욕을 들 수 있다. 소유욕은 유아기 물건이나 놀이 감을 가질 때 형성된다. 이웃이나 형들의 장난감을 달라고 떼를 쓸 때, 분명히 이것은 네 것이 아님을 인식시키고, 자기 소유임을 인식하도록 새로이 장만하여 주어야 한다. 어린아이가 가지고 싶어 한다고 함부로 남의 것을 갖고 놀게 하면 자기의 것으로 착각한다. 장난감의 소유를 분명히 함으로써 남의 것과 나의 것을 분명히 해 주어야 한다. 부정을 저지르는 것도 유아기에 장난감의 소유 문제에서 형성될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다섯째, 방종적인 성격을 들 수 있다. 유아들은 콤플렉스를 겪는다. 콤플렉스는 갈등을 해결하는데 곤란을 겪으면, 거만하고 공격적이며, 방종적인 성격이 형성되는 반면, 콤플렉스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과정을 무사히 겪으면 겸손해 진다.

이러한 내용은 많은 사회학자들이 교육을 사회화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며, 성격형성 역시 사회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을 바르게 성장 시키려는 조기교육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그 중요성이 희석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