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중앙동에 무료급식소가 있다. 10여 년 전부터 하루 100여 분의 어르신, 장애인, 노숙인 등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계신다.

그리고 매주 요일별로 10여명의 봉사자들이 주방에서 수고를 하고 계시는데, 어떤 분은 연세가 70이 넘어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도 이곳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고 계시고 또 공사현장에서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시는 어떤 젊은이는 비가 오던지 일이 없는 날은 이곳에 와서 설거지를 맡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바쁘고 귀한 시간들을 내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두 번씩 이곳에 오셔서 봉사를 하고 계신 덕택에 어려운 이웃들이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의 점심 한 끼 식사로 하루를 지내는 분들도 적지 않다.

나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이용자들이 식사를 하면서 고마워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들을 보지만 더 행복해 하는 모습은 주방 안에서 땀 흘리며 일하시는 봉사자분들의 밝은 모습에서 볼 수 있다. 신부전으로 매주 혈액투석을 하고 있는 어느 봉사자에게서 이곳에 올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는 얘기를 들을 때는 숙연한 마음마저 든다.

갈거리사랑촌의 가족들에게 매월 말일은 기다려지는 날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용돈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용돈이라야 몇 천 원, 몇 만원이지만 이들은 용돈을 모아서 장보러 가는 날 사고 싶었던 옷, 시계, 라디오, 먹을 것 등을 사기도 하고 또 어떤 식구는 돈을 모아서 조카들이 오면 용돈을 주며 삼촌으로서 어깨에 힘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가족들도 한 달에 한번 이날을 무척 기다리지만 용돈을 주는 내가 더 기다려진다. 한 명 한 명 손에 용돈을 쥐어주면서 나는 따뜻한 감정을 느끼고 즐겁고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 봉사는 물질적, 정신적 자신의 것을 타인과 나누는 것이고 자기희생이다. 물질을 소유하는 것 보다 이웃과 나누는 것이 더 행복하고, 소유할 때의 행복과 나눌 때의 행복은 양과 질에 있어서 차원이 다른 것이다.

봉사는 현대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한 구성요소이다. 경제발전이 되면 될수록 사회양극화에 따른 빈곤 같은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다양화되는데, 국가가 다 하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자원봉사가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원봉사활동은 부족한 국가예산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자원이다.

물질만능과 경쟁, 개인주의로 특징지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근 흉악범죄 자살 같은 생명경시 탈인간화 현상이 자주 나타나 우리의 마음을 아프고 무섭게 한다. 이러한 공동체정신, 인간성이 상실 되어가는 현대인에게 자원봉사만큼 효과적인 교육은 없을 것이다. 봉사는 봉사자 자신이 행복해지고 성숙해지는 수단이 되고, 현대사회의 양극화문제를 해결하여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시민사회활동이 된다.

원주는 다른 도시에 비해 사회복지시설이 많은 지역이다. 그 만큼 마음 따뜻한 도시이면서 한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은 지역임을 의미한다. 자원봉사활동이 더 체계화되고 활성화 되어 많은 시민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성숙한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