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주 중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어 길게는 9일 동안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긴 연휴를 집에서만 보내기엔 9월의 날들이 너무 아름답다. 추석 차례를 지내고 나서 1박2일 여행을 떠나는 것도 괜찮고, 하루 정도 짬을 내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평소 관심이 있었지만 일상에 쫓겨 미처 가보지 못한 관내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거나, 차창을 내리고 선선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여유롭게 떠나는 드라이브로 막 도착한 가을에 취해보자.  임춘희 기자

청풍으로 떠나는 드라이브

드라이브는 시간을 다투지 않고 천천히 여유를 만끽하는 마음으로 출발해야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너무 먼 거리 보다는 가까운 시골 길을 택하는 것이 부담이 없다.

원주에서 국도를 타고 신림 쪽으로 핸들을 돌려 보자. 관설동을 벗어나 금대리에만 접어들어도 기분이 달라진다. 구불구불한 치악재를 오르면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면서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그 온도 차가 피부로 느껴진다. 신림면소재지에 들어서면서 그대로 직진하면 충북 제천 방향이고, 신림IC가 있는 쪽으로 좌회전 하면 주천을 거쳐 영월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번에는 제천 청풍을 목적지로 코스를 정해보자. 우선 제천 쪽으로 4Km쯤 가서 신림역을 지나 백운면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우측 402호 지방도로 약 150m 가면 오른쪽에 용소막 성당이 있다. 100여 년의 역사가 중후하게 전해지는 용소막성당은 주위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둘러져 있다. 가을이 조금 더 깊어지면 낙엽이 운치 있는 성당이기도 하다. 다시 길을 나서 제천방향으로 우회전 해 가다보면 봉양읍에 접어들고 오른쪽으로 베론 성지가 눈에 들어온다.

황사영 순교자의 백서와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무덤이 있으며, 순교자들이 살았던 곳을 잘 정비해 놓아 볼 것이 제법 많다. 근처에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아담한 카페가 있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 주차장에는 시골 할머니들이 산나물이나 채소들로 좌판을 벌여놔 마치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한다. 이곳을 천천히 꼼꼼하게 둘러보면 1시간 정도 소요.

조그만 마을 봉양에서 제천IC 쪽으로 빠져 나간 다음 남제천IC 방향으로 국도를 따라 가면 금성면이 나온다. 이곳에서 '청풍문화재단' 이정표를 따라 구불구불한 오솔길로 천천히 들어가면 산과 절벽 호수가 번갈아 나타난다. 한쪽으로는 기암괴석이 도열하듯 늘어서 있고 반대편에는 드넓은 호반이 펼쳐져 있다. 문화재단과 주변 경관을 모두 둘러보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많은 것을 보려고 욕심을 내다보면 오히려 피로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문화재단 앞에 차를 세우고 산책을 하듯 호수 주변을 걷기만 해도 기분이 맑아진다. 돌아오는 길엔 남제천IC로 중앙고속도로에 오르면 남원주IC까지 30분 소요.

박경리문학공원이 곁에 있어요

이번 연휴를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해설사의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조금 깊이 있게 박경리문학공원을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박경리 선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박경리문학공원'은 연휴 내내 문을 열어 놓는다.

문학기행이나 수학여행, 관광 코스로 이곳을 찾는 외부 방문객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금강산 밑에 사는 사람은 금강산에 오르지 않는다'는 말처럼 가까이에 있는 원주시민들은 겉모습인 박경리문학공원을 보는데 그치기 쉽다.

지난 8월 공원 내에 박경리 문학의 집을 개관하고, 이곳에 정리해 놓은 박경리 선생의 문학 유산을 천천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자. 박경리 선생이 그렇게 끈질기게 잡고 있던 '능동적 생명'의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문의: 737-4766(박경리 문학공원)

바람 쐬고 작품도 보는 고판화박물관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몽고 등 세계 곳곳의 고판화가 3천여 점 전시돼 있는 고판화 박물관. 지난 2003년 국내에서는 최초의 고판화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신림에서 황둔으로 가는 터널을 빠지면 왼쪽에 이정표가 나온다. 좁은 길을 따라 살살 올라가면 잎이 떡 벌어질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명주사와 박물관이 버티고 있다.

한선학 관장의 세밀한 설명과 함께 안내를 받으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자녀와 함께 꼭 한번 들려야 할 곳 중 한 곳.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문의: 761-7885(고판화박물관)

독특한 갤러리 카페 아코자갤러리

흥업면 강릉원주대학 후문 쪽에 있는 아코자 갤러리. 마을에 들어서면 축대 위에 스틸로 들어선 하얀 집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어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 자녀와 함께하면 좋다. 흥업 쪽으로 가다가 강릉원주대 정문을 지나 언덕을 넘으며 만나는 첫 번째 골목에서 좌회전 해 강릉원주대 후문 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된다. ▷문의: 766-7999(아코자갤러리)

치악산·숲체원 자연휴양림에서 휴식

TV나 컴퓨터가 없는 자연의 품에서 휴식하 수 있는 자연휴양림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다. 원주시내에서 20분 거리, 치악산 자연휴양림에서 숲의 기운을 맘껏 받아도 좋다. 이곳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남대봉에서 멀리 비로봉까지 치악산 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기암괴석이 능선을 이루고, 휴게소를 비롯해 숲속의집, 어린이놀이터, 삼림욕장, 정자, 대광장, 잔디광장 등의 편리한 부대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인터넷(chiakforest.com)으로 예약해야 한다.

숲체원은 횡성군 청태산에 조성해 놓은 자연휴양림이다. 천연림과 인공림이 울창하게 조화를 이루었고,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 속에 있으면 온갖 시름이 사라진다. 숲속에는 야생 동식물이 고루 서식하고 있어 자연박물관이나 다름없고 숙박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편히 쉴 수 있다. 숲체원의 자랑은 자작나무와 잣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오솔길을 따라 설치된 데크로드. 이 길을 타면 휠체어를 타고도 산 정상 1km까지 오를 수 있다.

펜션 형으로 꾸며놓은 숙박시설에서 1박을 하며 편히 여유를 즐기거나 아이들은 체험학습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전화나 온라인(www.soop21.kr)으로 예약하면 된다. ▷문의: 762-8288(치악산자연휴양림관리사무소), 340-6300(숲체원)

오크밸리 추억 만들기 이벤트

한가위 이벤트가 21·22·25일 오후7시부터 10시까지 야외광장에서 펼쳐진다. 인기가수 노사연, 나오미 등이 출연하는 '특별 공연'과 '스타스타 선발대회'를 함께 진행하는데 스타스타 선발대회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해  장기를 뽐낼 수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은 현금과 스키시즌권, 콘도 무료 이용권 등 푸짐한 상품을 받는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www.oakvalley.co.kr)를 통해 지원 양식을 다운로드 받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도리깨로 곡식을 두들겨 낟알을 털거나, 키질, 타작기를 돌리며 가을걷이를 체험할 수 있다. 팽이치기, 연날리기, 굴렁쇠 등 전통놀이 장도 마련한다. 활이나 가족문패를 만들며 전통공예를 즐기거나 재료비 5천원을 내면 송편빚기에 참여할 수 있다.▷문의:▷문의: 730-3981(오크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