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창묵 시장이 전임 시장이 추진하던 사업 중 8가지 사업을 중단 또는 변경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원 시장은 자신이 이같이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불가피성을 시의원들과 원주시 공무원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또한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원주시 홈페이지에 올려 시민들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시민들과 직접 만나 설명하는 자리도 만들고 있다.

원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시장이 바뀌니까 기존에 하던 사업을 다 바꾸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어서 신선하다. 사실 기존 사업을 새 시장이 취임하자 마자 바꾸겠다고 나서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하더라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재검토 대상으로 제시한 사업들 대부분이 대형사업인데다 시민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업들이어서 자칫하다가는 일부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살 수 있고 재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원 시장이 재검토 하겠다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건축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추진중인 사업들이 문제가 많은데 원안대로 추진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사실 원 시장이 재검토하겠다는 이유를 보면 대부분 그럴만한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때문에 아직까지 큰 저항에 부딪치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은 전임시장이 일을 잘못했다는 것이고 당시 공무원들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당시에는 언론도 지역사회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지 못했다. 제대로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정보제한으로 판단이 어려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시책사업 대부분이 공론화 과정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다보니 끼어들 틈이 없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주요 시책사업을 추진할 때 당장은 사업추진이 더디고 힘이 들어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문제의 소지를 최대한 걸러내야 한다. 또한 시책사업 추진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을 추진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해당사업을 통한 얻고자 하는 기대효과가 무엇인지? 예산 투입대비 효과가 적절한지? 다른 것보다 시급한 과제인지? 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공감할 수 있고 기대효과가 나타났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재검토 사업들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은 거쳤다고 할 수 있다. 시의회에서도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었고, 시민사회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남은 과제는 추진 중이던 사업을 변경하는데 따른 예산손실을 최소화하고 20년, 30년 후에도 당시의 결정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검토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