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단골이 늘고 잘 되고 있는 음식점을 가보면 남다른 비법 보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큰 공통점은 좋은 재료를 선택한다는 것. 개운동 복개천 상가에서 13년째 감자탕 집을 운영하고 있는 '도말리 감자탕(대표: 신경신)'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추나 상추 같은 채소를 직접 재배해서 사용하는 음식점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도말리 감자탕에서는 겨울 김장에 사용할 배추, 간장을 끓여 담그는 고추, 감자탕에 듬뿍 들어가는 들깻잎까지 소초면 흥양리에서 모두 손수 재배하고 있다.

감자탕에 들어가는 감자도 친정아버지가 농사지은 감자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인심도 넉넉하다. 정성들여 담근 고추지도 이사람 저사람 나눠주고, 겨울철에 사용하는 시래기나물도 푹푹 퍼주다 보니 정작 가을이 다가오는 요맘 때가 되면 늘 재료가 떨어진다. 그래서 잠시 부드러운 토란대를 대신 사용하고 있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은 가정에서 식구들이 먹는 음식처럼 담백하다. 화학조미료 보다는 천연재료를 우선시 하고, 화려한 겉모습 보다는 소박하지만 정성을 다한 그런 음식으로 상차림을 한다. 신 대표 또한 체인점처럼 그럴듯한 외형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시골스런 맛에 승부를 건다. 그래서 감자탕도 옛날에 하던 방식을 고집한다. 국물이 구수하게 잘 우러나도록 아침마다 그 날 쓸 양만큼의 육수를 뭉근히 고아낸다. 뼈다귀는 핏물을 말끔하게 빼고 잡냄새가 안 나도록 잘 삶는다.

뼈다귀 또한 국산 생고기만을 사용하고 국물이 베면 그 맛이 일품인 감자, 팽이버섯과 데친 콩나물, 듬성하게 썬 대파, 다진 마늘, 맛이 푹 밴 고추지를 쫑쫑 다져 양념으로 올리고 거기에다 금방 따온 들깻잎과 들깨가루를 더 하면 푸짐한 감자탕이 탄생한다.

야들야들한 살코기를 맛깔나게 양념한 간장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고, 테이블에서 식지 않도록 끓이면서 먹으면 식사로도 좋고 안주로도 그만이다.

아침식사도 가능하다. 오전7시면 문을 열어 뼈다귀 해장국으로 해장을 할 수 있다. 그 시원한 국물이 좋아 아침부터 찾는 단골들이 있다. 살림집을 개조해 놓은 음식점이라 분위기가 소박하다. 방과 거실에 테이블을 놓았고 마당에도 지붕을 올려 야외 음식점으로 꾸몄다. 연탄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고 들마루에 앉아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친목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괜찮고, 간편하게 해장국 한 그릇으로 식사를 하고 싶은 손님은 혼자서 찾아와도 반갑게 맞아준다.

신 대표는 "남편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음식점을 하게 됐다"며 "그 때 감자탕 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지금 연락이 안 되고 있는데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개운동 복개천거리가 썰렁하다.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곳으로 터전을 옮겼기 때문이다. 이사를 한 이웃 중에도 잊지 않고 감자탕을 먹으러 찾아와 주는 사람들과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은 단골들이 손님의 대부분이다. 신 대표는 "오랫동안 음식을 만들어 오다보니 어떤 음식도 자신있게 하게 됐다"며 "여행하는 분들이나 단체 도시락이 필요할 때 전화만 미리 주면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뉴는 감자탕(1만7천~2만7천원), 해물감자탕(2만5천~3만원), 해물뼈찜(2만5천~3만원), 닭볶음탕(2만5천원), 뼈해장국(5천원), 뚝불고기(7천원) 등 다양하다. 오전7시부터 밤12시까지 영업.

▷문의: 762-7746(도말리 감자탕)

임춘희 기자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