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을 경신하던 무더위가 지나고 어느새 가을이 성큼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달에는 한 해의 농사를 수확하여 조상에게 제를 올리고 가족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는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있는 달이기도 합니다.

추석의 유래는 지금부터 약 2천년 전 유리왕 때부터라고 하는데 길쌈의 장려를 위하여 부녀자들에게 내기를 시켜 7월부터 한 달 동안 베를 짜게 하고 8월 보름이 되면 왕과 왕비를 비롯한 궁중의 관리들이 나와 판결을 내리면 이긴 편에서는 환호성을 치며 춤을 추었고 진편에서는 그 동안 별미 음식을 마련하여 이긴 편을 대접하며 갖가지 놀이를 하며 즐겁게 보냈던 추석은 한가위라는 신라의 큰 명절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햅쌀과 햇과일로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며 특히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송편을 빚으며 정담을 나눌 생각을 하면 기쁘기 그지없지만 여성들에게는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여성이 혼자서 음식을 장만하여 대접하고 돌아서면 설거지 하고 다시 음식을 차리고 다리 한번 펼 시간도 없이 반복되는 대가족을 위한 가사노동에 추석이 지나고 며칠 동안 앓기도 하는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직장여성 중에는 추석연휴의 가사노동을 피해 직장에서 일직, 당직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모두가 행복하게 추석을 보낼 수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명절 음식 간소화하기, 가족이 함께 명절 음식 준비하기, 소외된 분들과 음식 나누기, 시댁과 친정에 평등하게 인사하러 가기,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놀이 시간 갖기, 가족이 서로에게 엽서, 이메일 등 인사 나누는 글쓰기 등을 실천함으로써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문화가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추석 명절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 보고 온 가족이 함께 장 보고 설거지도 하고 아빠들은 술자리보다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찾아보고 엄마는 운전 하느라 지친 남편의 어깨를 주물러 주고 동서지간에는 따뜻한 한 마디 말을 건네고 시부모님들께서는 아들, 사위 역할을 분담 해 주고 기쁘게 며느리를 친정으로 보내 주는 모두가 즐거운 명절 만들기에 동참하여 최대의 명절 추석이 가족간의 화목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부모님이 정성으로 지으신 농산물을 켜켜이 쌓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고향과 부모, 형제의 사랑으로 힘겨운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선물하기에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알맞은 시기에 가족들을 하나 되게 하는 축제이어야 합니다.

모두가 흥겹고 기다려지고 한마음이 되는 평등한 추석 만들기를 통해 원주사람들이 더욱 행복해지는 가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