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원주투데이 사회면에는 도시개발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주민들의 반발과 관련한 기사가 3건이나 실렸다.

폐기물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자동차연료화 하는 시설을 우산동에 건립하려는데 우산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기사와, 1군지사 이전 예정지인 동화리 주민들, 치악전술훈련장 이전 예정지인 호저면 무장리 주민들과 관련된 기사다.

동화리 주민들은 원창묵 시장이 1군지사 이전부지를 재검토하겠다고 해 기뻐했는데 후속조치가 없어 혹시나 흐지부지될까 걱정하고 있고, 호저면 무장리 주민들은 치악전술훈련장이 들어 오는 것은 절대 허락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주에는 반계산업단지로 토지를 수용당해야 하는 주민들이 감정가가 너무 싸다며 반발하고 있는 기사도 실렸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주민들의 피해나, 기피시설을 설치할 때 발생하는 집단민원과 관련된 기사는 지역신문에서 자주 다루는 기사 중 하나다. 대부분 다수를 위해 소수가 피해를 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어서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을 다룰 때마다 느끼는 것은 소수의 피해를 보상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나 원칙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이나, 시장의 관심과 주민들의 집단투쟁 정도 등에 따라 보상수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도시개발이나 대규모 시설을 추진하게 되면 예외없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대책위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또한 일단은 강하게 반발해야 조금이라도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어 합리적인 해결은 설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행정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주민들 역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원칙과 시스템 마련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은 다수를 위해 소수가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를 세분화해 그에 따른 사업추진 절차와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원칙을 심의하고, 조정하는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시장이 집단민원 해결사가 될 경우 원칙에 입각해 합리적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선출직 시장 입장에서는 해당 주민들이 그 문제로 인해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활까지 감수하면서 원칙을 고수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해 대법원에서 적법하다고 판결한 혁신도시·기업도시 편입지역 주민지원 조례안은 좋은 사례다. 지원의 범위, 정도를 사안별로 정하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일반적인 원칙이라도 조례로 규정돼 있다면 행정이나 주민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