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가 지난 26일 청렴 서약식을 가졌다. 청렴한 직무수행, 깨끗한 사회풍토 조성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내용으로는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부정에 개입하지 않는다,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이용해 영리행위를 하지 않는다 등 10가지 항목이다. 시민들을 대표하는 선출직 공무원이 청렴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청렴 서약이 뉴스가 되는 것은 그동안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대 시의회는 임기말에 여러명의 시의원이 사법처리 대상이 되면서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바 있다. 6대 시의회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청렴 서약식을 가진 것도 5대 시의회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황보경 시의장은 의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시의원 중 한명이라도 사법처리 대상이 되면 의장직을 사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어찌됐건 시의회가 구체적인 실천 덕목을 제시하며 청렴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서약한 것은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환영할 일이고 지역 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서약은 말그대로 약속에 불과하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한 청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의원직이 박탈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법적인 청렴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청렴을 원한다.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지침과 이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의지에 표현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난 6.2지방선거 당시 시의원 후보자 전원에게 어떠한 방법으로 청렴한 의정활동을 할 것인지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답변 내용은 이번 서약서에 담긴 내용처럼 선언적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후보자들에게 요구한 답변은 선물이나 향응을 받지 않겠다면 3만원 이상은 받지 않겠다든지 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것을 요구했는데 이러한 내용으로 답변한 후보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이번 청렴 서약의 10가지 항목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직무 관련자로 부터 선물이나 향응을 전혀 받지 않겠다는 것은 문맥만 놓고 보면 직무 관련자와 가벼운 식사도 하지 않고 볼펜 한개도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능할까?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실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직무관련자의 범위도 모호하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실천지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모호한 부분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실천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성 있는 청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