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초복·중복·말복은 일년 중 기온이 가장 높은 때 이다. 초복은 하지(夏至)로부터 3번째 경일(庚日)이며 중복은 4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따라서 복날은 열흘 간격으로 이어지고 이때를 '삼복더위'라고 한다. 삼복에는 산간계곡을 찾아 더위를 피하거나 자양분이 많은 음식으로 몸을 보신하는 것이 여름을 견디는 우리 문화이다.

보양식도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 새롭고 영양이 뛰어나며 맛있는 메뉴가 선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식가들은 보다 더 나은 보양식을 먹기 위해 전국을 누비기도 한다. 최근 보양식으로 떠오른 음식중 하나가 '오리요리'다. 오리고기는 백숙, 훈제, 주물럭 등 다양한 요리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데다 영양탕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딱 맞는 보양식이기도 하다. 깨끗하게 손질된 오리고기는 가정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듯이 간단하게 로스구이로 먹기도 하고 오리전문 음식점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구운 훈제나 백숙으로 먹는 사람이 많다.

영양이 풍부한 '오리'

단백질은 쌀밥의 6배, 콩의 1.4배이며, 비타민은 닭의 3.35배나 된다. 특히 비타민C와 비타민B1, 비타민B2의 함량이 높아 집중력과 지구력 저하를 막는 한편 몸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스테미너 식품이다. 또한 칼슘·인·철· 칼륨도 다량 들어있어 중요한 광물질의 공급원이기도 하다.

단백질: 오리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아미노산 조성이 우수한 것이 특징. 특히 라이신, 발린, 드레오닌, 로이신, 메치오닌 등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우수한 식품이다.

지방: 오리의 지질을 구성하는 지방산은 다른 육류에 비해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월등히 높다. 따라서 오리고기를 섭취하면 체내 지방과다 축적에 의해 유발되는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질병 위험이 다른 육류를 섭취하는 경우보다 낮아진다. 또한 콜레스테롤 함량도 다른 육류에 비해 낮다. 오리고기는 일반적으로 닭고기에 비해 열량은 높지만 100g당 콜레스테롤 함량이 89mg으로 닭고기 120mg에 비해 낮아 식품으로 가치가 높다.

비타민: 비타민 B1·B2 C 함량이 높다.

고혈압 예방 효과 있어

오리는 예로부터 질병 저항성이 높고, 적응 능력도 월등해 약성이 뛰어나므로 보신제로 애용되어 왔는데 동의보감에 의하면 오리가 사람의 기운을 보강해 주고 비위를 조화롭게 해주며 여름철 열독(熱毒)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특히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를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온 몸이 피곤할 때 효과적이고, 중풍이나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하며 빈혈을 없애는 효능도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불포화 지방산이 86%나 함유돼 있어 성인병 예방에 좋은 고단백 식품이다. 때문에 고혈압이나 심장병, 뇌졸중 예방과 치료에 유용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중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이 낮은 것도 오리고기의 불포화 지방산 덕분이라고 한다. 때문에 남녀 구별 없이 좋은 음식이다.

또 오리고기 기름은 불포화 지방산인 '리놀렌산'을 함유하고 있어 과거 프랑스에서 최고급 화장품 원료로 쓰였다고 한다. 다른 동물성 기름처럼 굳는 기름이 아니며 물에 녹는 수용성이라서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억제시켜 체내 산소 공급을 수월하게 해준다.

오리고기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을 통해 콜라겐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피부의 신진대사 리듬이나 천연보습효과를 얻을 수 있어 미용적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수 아미노산에 의해 만들어지는 콜라겐의 효과로, 오리에 함유된 칼슘·인·철·칼륨·아연 등 광물질이 필수 아미노산인 콜라겐과 시너지 효과를 얻게 한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은 오리고기의 열량이 100g당 337로 닭고기의 131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에 주의할 것. 다만 오리고기의 껍질을 벗기고 먹으면 열량이 189로 낮아지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오리고기는 닭고기에 비해 육질이 질기고 비린내가 나며, 상대적으로 뼈와 기름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영양 면에서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뒤지지 않고, 고기류 중에서는 드문 알카리성 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 오리를 집단 사육하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중반 전남 나주 지방에서부터. 전남 광주 유동 오리마을을 중심으로 탕 형태의 오리요리가 80년부터 등장했고, 부산 지방에서 오리불고기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소비신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991년에는 오리고기가 완전 수입 개방되면서 가격이 싼 수입 오리고기가 대도시 고기뷔페 식당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요리방법에 따라 맛도 달라

오리백숙: 닭백숙처럼 오리도 백숙으로 먹을 수 있다. 갖가지 한방재료를 넣고 푹 끓이면 닭백숙보다 쫄깃쫄깃한 육질을 맛볼 수 있다. 땀을 푹 내고 싶을 때 딱 좋다.

오리훈제: 부드러운 오리고기를 원한다면 훈제오리를 먹으면 된다. 요즘은 훈제 방법도 다양해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다.

오리로스: 오리고기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 삼겹살 구워먹는 방법으로 구워 쌈으로 먹거나 장에 찍어 그냥 고기만 먹으면 오리고기만이 주는 육질을 느낄 수 있다.

오리주물럭: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오리고기를 불판에 구워먹는 방법. 개운하고 담백한 맛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버섯이나 양배추 저림과 같은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