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마을, 판부면 서곡리 용수골 들어가는 입구에 2층 목재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다음에 또 다슬기 먹으러 오겠습니다". 다슬기 해장국으로 식사를 맛있게 하고 손에는 삶은 다슬기 한 봉지를 들고 문을 나서는 한 가족이 큰 소리로 인사를 한다.

'백운산 막국수 올갱이 해장국(대표: 김근성·박미경)'에선 쫄깃쫄깃한 다슬기로 개운하게 끓인 '올갱이 해장국'이 일품이다. 직접 건진 다슬기를 삶아 일일이 살을 빼서 사용하고 있는 '백운산 막국수 올갱이 해장국'에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추를 듬뿍 넣고 끓인 다슬기 해장국은 어떤 해장국보다 시원한데, 이는 다슬기만이 갖고 있는 풍부한 감칠맛 때문이다. 수입산 다슬기는 아무리 많이 넣어도 그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날마다 소비될 양 만큼을 직접 잡아 사용하고 있어 다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맛에 부응하고 있다. 다슬기를 응용한 박미경 대표의 음식솜씨도 한 몫 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다슬기를 참기름에 볶아 무채나물, 호박볶음, 달걀지단, 콩나물 등 여러 가지 나물과 함께 비빔밥에 올린 것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 다. 올갱이 비빔밥은 일반적인 비빔밥처럼 고추장에 비비는 것이 아니라 시골에서 직접 담근 된장에 다슬기를 넣고 만든 양념된장으로 비벼 먹어야 제 맛. 넉넉하게 넣은 다슬기 씹히는 맛이 별미다. 잘 익은 깍두기와 누렇게 숙성된 열무김치와도 맛이 잘 어우러져 금방 한 그릇 뚝딱 비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거나 선선한 가을이 되면 '칼국수'가 좋다. '칼국수 위에 누가 다슬기를 올릴 생각을 했을까' 머리에 떠올리면 여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그 어떤 칼국수 보다 국물이 시원하다. 묵무침이나 부침도 다슬기를 응용한 기발한 메뉴이다. 그냥 빼먹는 다슬기도 인기다. 된장으로 간을 맞춰 삶은 다슬기를 살살 돌리면서 빼 먹는 맛도 그만. 그래서 이곳 다슬기 시리즈는 어르신들의 건강식으로 환영 받는다. 다슬기 해장국집이 많이 있지만 이 집처럼 예전 맛을 그대로 갖고 있는 집은 찾기 어렵다. 'KBS강원도가 좋다' 프로그램에서 요리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막국수도 먹을 수 있다. 유난히 시원한 국물이 이집 막국수의 특징. 갖가지 채소와 과일을 듬뿍 넣어 다린 육수가 비법이다.

동의보감에는 다슬기가 간염, 지방간과 같은 간질환 치료에 탁월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피를 맑게 해 두통, 선혈 등에 좋으며 피부미용에 효과적인 담백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전해진다. 다슬기를 끓이면 국물에 푸른빛을 띠는데 이는 혈액 속에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동' 성분이 미네랄 형태로 풍부하게 들어 있기 때문. 이 물질이 간장에 특별히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불면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신경전달 기능과 혈액순환을 도와 탈모예방에도 탁월하다고 한다.

용수골 입구 군부대를 지나면 바로 왼쪽 길가에 위치. 주차장이 널찍하며 오전11시부터 오후9시까지 영업한다.  ▷문의: 765-6597(백운산막국수)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