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산업진흥센터 주변에 심은 조경수 중 260그루 가량이 고사했거나 고사 직전에 놓여있다.

영서대 내 전통산업진흥센터
1천500그루 중 260그루 고사

원주시의 관리소홀로 나무 260그루 정도가 이미 고사했거나 고사 위기에 처해 혈세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상지영서대 내에 위치한 전통산업진흥센터 주변에 심은 조경수 얘기다.

전통산업진흥센터는 원주시가 원주옻과 한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한강수계관리기금 35억원과 시비 39억5천여만원 등 74억5천여만원을 투입해 작년 11월 준공했으며, 상지영서대에 위탁해 운영토록 했다. 원주시는 연간 운영비로 7천만원을 교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통산업진흥센터를 신축하며 심은 조경수 중 260그루 가량이 고사했거나 고사 직전에 놓인 것. 상지영서대에 따르면 조경수로 심은 1천500그루 중 산철쭉 100그루, 조팝나무 50그루, 단풍나무 21그루 등 모두 260그루가 고사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3천200만원 정도 된다. 상지영서대는 이처럼 조경수가 말라죽자 지난 5월 원주시에 공문을 보내 조경 보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상지영서대 관계자는 "건물 준공기일을 맞추기 위해 시공업체가 조경공사를 서둘렀고, 건물이 완공되기 직전 조경계획이 갑자기 바뀌며 나무가 제대로 활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를 확인하고 나서 원주시에 공문을 보내 문제제기를 하고, 전화로도 수차례 얘기했지만 원주시는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원주시를 비난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전통산업진흥센터를 건축한 업체에 공문을 보내 바로잡도록 요구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조치를 미루며 그나마 살릴 수 있었던 나무도 고사했다"고 책임을 시공업체에 전가했다.

시공업체인 목원산업건설 관계자는 "준공 직전에 뒤뜰 나무를 앞뜰로 옮겨달라고 요구해 이를 수용하면서 나무가 제대로 활착되지 못한 것"이라며 "관리를 소홀히 한 원주시나 상지영서대의 책임이 크다"고 또다시 책임을 떠넘겼다.

이처럼 원주시, 상지영서대, 시공업체 등 3자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조치가 늦어져 살릴 수 있는 나무마저 고사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최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