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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마을 탐구 2부: (16) 판부면 서곡4리(용수골)
자연마을을 찾아서-도심 근처에 남아있는 '천혜의 요새'
2010년 07월 05일 (월) 장시우 객원기자 wonjutoday@hanmail.net

 

   
 
  ▲ 후리사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가 명품이다. 이 일대에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하고 있다.  
 

 서곡리를 찾았다. 판부면 서곡리는 원주에서 남쪽으로 10km 지점의 백운산 줄기에 위치해 있다. 도심에서 시내버스로 1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아직도 전형적인 농촌마을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서곡삼거리에서 서곡리 쪽으로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군부대가 나오는데 서곡4리는 군부대가 끝나는 지점부터 시작되며 후리사, 내동막, 외동막 세 동네로 나뉜다.

신라 진흥왕 때 후리사라는 절을 창건한 유명한 고승 서곡대사 이름을 따서 서곡리라는 명칭이 만들어졌단다. 후리사 또는 후리절은 절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마을 어귀에 있는 탑거리는 후리사 입구에 수많은 돌탑이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현재도 탑 흔적이 일부 남아있어 탑신과 주춧돌 같은 것으로 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데 크기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곡리는 용수골로 불리기도 하는데 백운산 소용소에서 용이 승천했다 해서 용소골이라 했는데 이 말이 전해져오면서 용수골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때 기우제를 지냈던 곳인 소용소는 명주실을 묶은 돼지머리를 던져 넣으면 돼지머리가 제천 의림지에 떠올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용수골 계곡은 1991년 비지정관광지로 지정된 곳으로 시내와 가깝고 계곡의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있어 시원하고도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여름철이면 원주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휴가철에는 하루 방문객만 3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후리사마을 초입을 지키는 소나무들도 명품이다. 기품 있고 당당해서 그 건재함이 마을 지킴이로 손색이 없다. 소나무에게 마을 역사를 물으면 헛기침 한번 하고 옛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줄 것 같다. 둘러보니 마을에는 유난히 잘생긴 소나무들이 많다. 마을 슈퍼에서 만난 마을주민에 따르면 예전부터 이곳에는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고 한다. 소나무가 둘러싼 정자도 멋스럽고 운치가 있다. 스트로베일 공법으로 집을 짓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손서연 씨도 소나무가 마음에 들어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잘 닦인 윗길을 따라가면 백운산 휴양림이 있고 그 아래 작은 다리를 건너면 후리사마을이다. 후리사마을에는 130년 전에 세워진 천주교 공소가 있다. 절 이름을 딴 후리사공소다. 후리사마을은 백운산 일대에서 화전을 일구던 사람들이 정착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는데 60여 가구 중 10여 가구는 이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용수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백운산입구 쪽 작은 용소와 1km를 더 올라가 산 우측에 위치한 큰 용소이다. 작은 용소와 큰 용소에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이 만나는 곳을 중심으로 계곡과 그늘이 우거져 있다. 백운산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가 있어 가족단위 휴식공간으로 사랑 받는데 여름철에는 마을관리 휴양지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후리사마을 자랑을 좀 들려달라는 말에 서곡4리 3반 김정윤 반장은 "이 마을은 산도 물도 좋은 마을이라서 주민들이 장수해요. 그래선지 부부가 해로하는 집이 많아요."라고 말한다. 박성학(52) 이장에 따르면 서곡4리에는 130여 가구 390여명이 살고 있는데 그중 여든 살이 넘은 사람이 150여명에 달한다고 하니 장수마을이라고 해도 반기를 들사람은 없을 것 같다.

   
 
  ▲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하는 밭에 콩을 심던 날, 점심을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주민들.  
 

 취재를 하던 날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하는 유휴지에서 20여명의 주민들이 콩을 심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80대 노인들이었다. 부부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마을이란 말에 이의를 달 수 없음을 몸으로 증명해보였다. 점심 때가 되자 마을회관에 모여 콩나물밥을 나누면서 마을일을 의논하고 함께 일하지 못한 마을 사람들 안부를 묻는 모습들에서 마을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붉은 악마 응원복을 입고 헤어밴드를 한 이순학(64) 씨는 유난히 젊은 감각으로 톡톡 튀는 분이었다. 젊은 분이 어르신들 식사를 돕고 말도 잘해서 잘 어울린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함께 있던 분들과 동년배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유원지의 느낌이 강한 후리사에 비해 조금 안쪽에 위치한 내동막은 조용하고 안온한 느낌이 드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저수지를 따라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아담한 마을인데 동네가 유난히 깨끗하고 잘 정리가 된 느낌이 들었다. 잘 가꾸어진 배 과수원이 눈에 들어와서 보니 작은 간판을 단 농원들이다. 마을 전체가 차분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외동막이나 후리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이 저수지는 60년대 초에 조성된 것인데 가뭄이 들어도 물이 완전히 마르지 않아 농사짓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외동막은 용수골 유원지로 오르는 도로 옆으로 흩어져 있는 마을이어서 특징적인 것은 없다.

지난달 용수골마을에서는 '꽃 양귀비 축제'가 열렸다. 이 일대 2만여㎡에 양귀비를 심은 뒤  매년 꽃이 만발하는 시기에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는 1만여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꽃 양귀비 재배는 대령으로 예편한 후 이 마을에 정착해 살고 있는 화가 김용길(58) 씨가 야생화를 가꾸면서 심게 된 것인데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심기 시작하면서 양귀비꽃 마을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 서곡4리에서 열리고 있는 꽃양귀비축제 장소. 흑백사진이어서 느껴지지 않겠지만 사진 앞쪽으로 넓은 풀밭처럼 보이는 곳이 꽃양귀비를 심은 밭이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 용수골. 피서철이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계곡 물을 식수로 사용할 만큼 물이 깨끗했던 마을이다. 하지만 90년대 초부터 피서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음식점이나 카페가 늘어나고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도 줄어들면서 옛 모습은 조금씩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장시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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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경작하는 밭에 콩을 심던 날, 점심을 함께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주민들.

서곡4리에서 열리고 있는 꽃양귀비축제 장소. 흑백사진이어서 느껴지지 않겠지만 사진 앞쪽으로 넓은 풀밭처럼 보이는 곳이 꽃양귀비를 심은 밭이다.

후리사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가 명품이다. 이 일대에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뤄 운치를 더하고 있다.

박성학 이장

영준 노인회장(71)

주민 이순학 씨(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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