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의료원에서 간호감독직을 맡고 있는 김영희(56. 명륜동) 씨가 지난 16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한 제7회 어르신정보화제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김 씨는 3부문(55~64세) 강원도 대표로 출전, 전국 16개 시·도별 예선을 거친 어르신들과 정보검색 및 문서작성 능력을 겨뤄 당당히 은상을 수상했다.

수상을 하고도 아쉬움은 감출 수 없다. 100점을 맞고도 3위인 은상에 머문 것. 김 씨가 속한 3부문에서 100점 만점은 모두 3명이었다. 대회규정 상 연장자를 우대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들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김 씨가 은상을 받게 된 것.

김 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낙방한 경험이 있다"며 "100점을 맞았음에도 은상에 머물러 아쉽기도 하지만 심기일전해 다시 준비한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수상한 것은 큰 기쁨이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고향은 전북 군산으로 군산여고, 전주예수대를 나왔다. 1976년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했으며 그해 원주기독병원에 근무하면서 원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함께 병원에서 근무하던 남편 이정진(58) 씨를 만나 지난 1981년 결혼했고 이듬해 원주의료원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김 씨가 처음 컴퓨터를 접하게 된 것은 국내에 컴퓨터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 당시 간호원으로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친해졌다. 오랜 기간 컴퓨터를 다뤘던 김 씨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업무 이외에 더 배우고 싶은 마음에 시간을 쪼개가며 농업기술센터, 시민문화센터 교육장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았고 워드프로세서 3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 전산회계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16년간 김 씨와 함께 근무한 간호사 권미자 씨는 "16살이나 어린 저보다 컴퓨터를 훨씬 잘 하신다"며 "항상 배움을 즐기는 선배님은 컴퓨터 외에도 다이어트 댄스, POP(예쁜글씨 쓰기), 일본어 공부 등 항상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고 말하는 김 씨. 앞으로도 배움의 습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사진촬영기법을 배우고 싶고 워드프로세스 1급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고 싶은데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면 이 외에도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내년 12월 정년퇴임을 바라보는 김 씨. 퇴임 후 계획을 묻자 "노인, 그리고 장애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컴퓨터를 접할 기회가 적고 배울 기회도 드물다"며 "그들을 위해 부족하나마 컴퓨터 교육 봉사를 하며 지내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이제는 노인들이 시대에 뒤처지고 문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사회와 젊은세대들과 어울릴 줄 알아야한다"며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다가가기 위한 의지를 갖춰야 함은 물론이며 그들의 참여를 위한 사회적 지원과 관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 씨는 "일하랴, 대회 준비하랴, 밥도 잘 챙겨주지 못했는데도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준 남편, 그리고 떨지말라고, 엄마는 할 수 있다고 응원해준 딸이 너무 고맙다"며 "대회 출전을 위해 힘써준 한국복지정보통신협의회 김수업 지부장님, 박경수 선생님, 함께 공부한 동료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