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먹을 때 습관적으로 마시던 커피를 끊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한약을 먹을 때 반드시 커피를 끊을 필요는 없으며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커피는 기호 식품이지만 한의학적으로 해석한다면 인체 내 수분 배출을 도와주는 이수(利水)약물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내에 불필요한 수분의 정체가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흔히 물살이라고 하는 비만체형의 사람이나, 저녁에 음식을 먹으면 다음날 오전까지도 얼굴이 부은듯한 느낌이 있는 사람이라면 커피는 좋은 약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몸이 묵직한 느낌이 들고 정신이 맑지 못하고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적당량의 커피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는 것 처럼 커피가 몸 속에 정체된 수분을 빠르게 배출시켜서 세포 하나하나가 청소된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 속 카페인이 중추신경을 자극해 잠을 쫓게 하고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해석과 같은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진액(津液)이 부족하고 피부가 건조하며 몸이 야위고 위장이 민감한 사람이라면 상황은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포 속에 수분이 부족한 사람이 커피를 마시면 수분이 더욱 부족하게 되어 몸속 세포 하나 하나마다  물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헐떡거리게 되고, 따라서 심장은 빠르게 뛰면서 불안하게 되고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잠을 못 이루게 됩니다.

만약 이런 사람이 빈속에 커피를 마신다면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위장이 자극을 이기지 못해 쓰립니다. 그러나 진액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소량의 커피를 설탕이나 커피크림을 첨가하고 식후에 제한적으로 마신다면 몸이 가뿐해 질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한약을 먹는 동안 커피가 좋으냐 나쁘냐 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평소 커피에 대한 경험적 반응을 참고로 결정하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평소 한두 잔의 커피를 즐겨 마셨고, 또 그것 때문에 몸이 불편하지 않았다면 한약을 먹는 동안에도 굳이 커피를 제한한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즉 , 커피는 한약 약효와 관계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증상과 체질에 따라 마시거나 안마시거나 결정이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