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불참 생태환경공동조사 5차회의도 결렬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가 제정된 후 처음으로 청구된 시정정책토론이 무산됐다.

　'여산골프장 반대 원주시민 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최정환·유광수·김성선, 이하 시민공대위)'는 여산골프장 조성사업과 관련, 지난달 29일 원주시에 청구한 '시정정책토론'을 원주시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원주시는 최근 시민공대위에 보낸 '시정 정책토론 청구에 대한 회신'을 통해 "여산골프장 예정지 시유지 매각 타당성 및 각종 인·허가 타당성 검토 토론회 청구는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 제1항에서 규정한 '시가 주체가 되어 추진하는 정책사업'으로 볼 수 없어 정책토론 청구대상이 아니다"고 통보했다. 원주시는 그 근거로 여산골프장 개발사업이 관계법령에 의해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순수 민간사업이며 강원도로부터 도시관리계획이 결정고시된 사업이라는 점을 들었다.

　원주시는 그러나 "여산골프장 건설관련 행정사항에 대해 관계부서 의견청취를 원한다면 제반상황을 설명하고 대책위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시민공대위측은 원주시의 회신은 사실상 책임 떠넘기기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예정부지에 포함된 23.4%에 달하는 시유지 매각 주체가 원주시일뿐 아니라 원주시가 매각하지 않으면 골프장 조성이 불가능하고 시유지 매각을 통한 골프장 조성은 주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시유지 매각 타당성을 토론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시민공대위 이길주 사무국장은 "2008년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가 도시관리계획 결정 의견청취 안을 채택하면서 자연환경 최소화 등 5건에 있어서는 집행부의 심도있는 타당성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이에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토론회는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공대위측은 청구 사유를 다시 정리해 금주내로 '시정청책토론'을 재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자연생태환경 공동조사를 앞두고 주민과 사업자, 원주시, 원주지방환경청 등 4자간에 진행된 사전회의도 지난 6일로 예정된 5차회의가 사업자측의 불참으로 결렬되면서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사업자측은 "▷4차회의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사전회의가 진행중임에도 집회와 시위, 불법현수막을 게첨해 합동조사를 무의미하게 했으며 ▷대책위 대표로 참여하는 민주노동당이 여산골프장을 반대하는 선거공약을 해 합동조사 사전회의가 무위미하다"며 "향후 사전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여산골프장반대 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이규옥, 이하 주민대책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반대대책위의 집회와 시위, 현수막 게첨은 생태환경 공동조사와는 별개의 사안이며 민주노동당은 여산골프장을 반대한다는 선거공약을 내 걸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아직 선거공약집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라는 것.
　주민대책위는 지난 10일 원주시와 원주지방환경청에 제시한 의견서에서 "있지도 않은 사실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공동조사를 거부하는 사업자를 회의 테이블로 불러 내 합의하에 공동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평가서 본안 작성 전 공동조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라는 환경청장과 원주시장의 약속과 공문시행은 공염불이 될 것"이며 "원주시와 환경청은 또 다시 사업자를 비호해 중립행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원주시 관계자는 "공동조사 시기와 횟수 등에 있어 사업자와 주민대책위간 입장차가 너무 크다"며 중재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민대책위측은 올 연말까지 4계절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사업자측은 1차 조사를 실시한 뒤 미진한 부분이 있을 경우 1회정도 추가 조사를 실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또, "사업자측은 조사시기와 횟수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더 이상 사전회의에 참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화가 계속 지속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계속 회의 참석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