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 가운데 아기자기하게 가꿔 놓은 정원이 눈에 들어오는 곳 '정원막국수(대표: 문병선)'.

입구부터 현관 앞까지 놓인 돌다리를 따라 걷는 걸음이 정겹다. 울타리 옆 나무그네에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테라스에 놓인 테이블 앞에 앉거나 정원에 서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한 숨 돌려도 좋다. 이제 다가올 여름엔 정원수가 그늘을 만들어 땀을 식혀 줄 것이다.

막국수 전문점인 이곳은 시원한 살얼음 육수로 제 맛을 낸 물 막국수와 갖가지 채소를 넣고 비빔장에 비벼 먹는 비빔막국수, 두 명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쟁반막국수 등의 막국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 무, 다시마 등 15가지 재료를 넣고 다린 육수를 미리 준비하고 요리에 사용될 채소는 신선하고 질 좋은 것을 고르기 위해 일일이 시장을 다니며 장을 본다. 문 대표는 "부모님이 횡성에서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인 고춧가루와 무를 사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음식의 맛을 제대로 내려면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을부터 봄까지는 따뜻한 음식인 감자옹심이 칼국수를 하고 있는데. 그 맛이 제대로다. 평창 횡계 감자농장에서 대량의 감자를 공급받아 저온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아침마다 일일이 감자를 깎고 갈아 전분을 낸다. 가라앉은 전분과 감자섬유질을 함께 반죽해 옹심이를 만들어 놓고, 봉평산 메밀로 반죽한 메밀 칼국수를 준비해 감자옹심이와 함께 삶는다.

감자옹심이의 쫄깃쫄깃함과 메밀 칼국수의 구수함이 잘 어우러지고 호박과 당근 등 채소에서 우러난 육수의 감칠맛이 제격이다. 거기다가 금방 버무린 겉절이가 한 층 입맛을 돋워준다. 감자옹심이 수제비를 하는 곳은 여러 곳 있지만 이렇게 제 맛을 내는 곳은 흔치 않다. 감자옹심이만의 그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을 절대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점심식사로도 부담이 없고 요즘처럼 비 오는 날이 많을 때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기도 해서인지 감자옹심이 전문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찾는 분들이 많다.

또 하나 자랑은 야들야들하게 삶아 쌈으로 먹는 돼지고기 수육이다. 문 대표는 "얼리지 않은 질 좋은 생고기만을 사용해 전혀 잡냄새도 없다"며 "농사지은 무를 썰어 말렸다가 양념한 매콤한 무말림 무침과 함께 쌈을 싸면 궁합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안주로 찾는 분들이 많고 반찬처럼 먹는 사람들도 있다.

감자전은 주문을 받자마자 감자를 갈아 부치기 때문에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양념장과 곁들이면 담백하고 간식으로도 좋다. 또 한 겨울에는 김치만둣국(5천원)을 겸하고 있다.

25인·12인·8인실 방이 마련돼 있고 홀이 있어 방을 사용할 경우나 단체회식을 할 때에는 필히 예약을 하는 것이 편리하다.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9시까지 영업하며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은 휴무. 메뉴는 막국수(5천원), 비빔막국수(5천원), 쟁반만국수(1만2천원), 감자옹심이칼국수(6천원), 수육(소 1만5천원, 대 2만원) 등이 있다. 개운동 원주의료원 후문 종로엠 학원 옆에 아담한 정원을 찾으면 된다. ▷문의: 763-1131(정원막국수)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