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부는 모 문화단체가 주도하다 파행을 겪어, 166억원의 보조금 반납조치를 내렸던 사업에 1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다른 단체에는 3천500만원의 지원기금을 주는 조건으로 '집회불참 확인서'를 강요하여 물의를 일으키면서 말이다. 팥쥐 어미의 심보로 어떻게 나라의 문화 판을 이끌어 가겠다는 건지 한심스럽다.

창조적인 문화를 기대하는 사회는 '문화의 돌연변이'에 주목해야한다. 새로운 것, 익숙하지 않은 것은 불쾌하다. 기존질서의 궤도를 이탈하는 창조성이기 때문에, 돌연변이 역시 숙명적으로 불온하다. 특히 기득권층에게 기분 나쁜 도발이다. 그러나 엉뚱하고 다양한 생명활동의 충돌과 어울림에서 문화의 역동성이 분출한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이맘때면 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은 한 결 같이 '문화의 시대'를 설파하는데, 당선되면 제일 먼저 문화예술 관련의 예산을 삭감하더라. 원주는 한지와 옻의 전통문화를 육성하고자 특별히 지원한다. 과학과 인문학의 경우처럼 기초가 되는 바탕분야를 육성해야 한지와 옻칠 공예분야도 성장 할 수 있다. 민족문화예술 활동이 그 바탕이다.

그 분야에 집중하여 활동하는 단체가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이하 '민예총')이다. 그런데 '민예총'이라면 우리사회의 힘 있는 사람들은 백안시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는 문화예술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와 왕따인데, 그 차별은 문화를 고르게 향유해야할 시민들의 불행으로 돌아간다. 경술국치 100년, 거처를 잃어버린 민족문화의 영혼은 여태 허공을 떠도는 운명이다.

한번 따져보자. 민족의 전통문화는 보수적 가치이며 따라서 '민예총'은 보수적인 문화 영역을 담당한다. 그런데 왜 '민예총'의 보수적 문화활동을 급진적이라고 몰아붙일까? 가령, 전통적인 민족문화를 바로 세우고 부흥하려는 문화예술 활동가들의 "착한 예술활동"이 급진적이라면 그렇게 지목하는 권력의 태생이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문화예술인은 진보도, 좌파도 아니요, 오직 왜곡된 민족문화에 대한 평가를 바로잡고 진실을 말하는 예술가로 남고 싶을 뿐이다. 거센 세계화의 열풍 앞에서 민족문화와 지역문화는 함께 시련에 직면해있다. 민족적이든 원주적이든 우리 것은 좋은 것이다. 우리 것을 갈고 닦아 당당하게 세계화에 대응해야한다. 

추위에 얼굴을 내민 '너도바람꽃'이 동료가 보낸 봄 편지 속에 실려왔다. 여리고 질긴 각양각색의 고유한 생명체들이 섬세하게 얽히며 역동적으로 생활하는 자연을 닮은 분야가 문화예술이다. 문화예술 판 역시 권력의 간섭을 자제해야 창조성의 문화로 생장한다.

우리지역의 자연과 생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문화의 울창한 숲-문화 원주를 창조할 정치가를 기대할 때가 되지 않았는지? 긴 안목으로 원주문화의 숲을 관리할 일꾼이 필요하다. 차이를 존중하는 공동체, 다양한 모습들의 어울림과 통일성을 발굴하여 원주문화예술의 지역성을 창조해야한다. 햇볕처럼 고르게 베풀고 헌신하는 관대한 원주 문화판의 지킴이를 배출할 때이다. 문화부의 처사처럼 팥쥐의 어미가 아니라 미운 오리새끼를 보듬는 안목을 지닌 원주의 일꾼을 기대한다.

이번 2010. 6.2 지방선거에서 정당과 정파를 초월하여 원주 문화예술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 '민족문화예술인들'과 맞장구 칠 후보자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