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과학연구원 교육과정부장에서 지난 1일자로 원주교육장으로 취임한 고범수(58) 교육장. 취임 후 관내 교육환경과 다양한 특색사업을 보고 받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고 교육장을 지난 3일 교육청 집무실에서 만나 그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원주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감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태어난 곳은 횡성이지만 원주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교직생활의 잔뼈가 굵은,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마지막 결실을 고향에서 맺게 돼 개인적으로는 제가 복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광이고 행복합니다.
　
　원주교육장으로서 포부와 각오가 궁금합니다.
　교육이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공교육이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이 훼손되고 침해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당면과제는 공교육의 신뢰 회복이라 생각합니다. '신뢰받는 원주교육행정'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와 국가가 원하는 학교 교육이 실현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학교와 학부모, 지역사회의 의견에 귀를 열고 겸손하게 경청할 생각입니다. 교육 수요자와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기본방향으로 삼아 수요자가 공감할 수 있고 우리 지역과 사회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키는 교육행정을 구현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 믿습니다. 덧붙여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물론 영재교육, 인재교육, 성적에도 관심을 둘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생활에 불편함이 없이 기본적으로 이정도는 배웠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원주교육을 담당하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원주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지역 향토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것만큼은 추진해보겠다는 것이 있다면.
　제가 중·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40여년이 흘렀는데 원주는 인구는 늘었지만 교육여건은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다시말해 원주의 어른들이 우리 자녀들을 위해 해준 것이 없다는 말이 됩니다.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가 없었다는 것이죠. 원주가 도내에서 범죄발생 1위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하지않은 황폐화된 여건 속에서 아이들의 인성이 길러지길 기대할 순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직접 뛸 각오입니다.

 "'원주에서 교육 받을 수 있어 행복했다'는 이야기
    듣도록 지역 향토교육 발전 위해 노력" 

　교육의 수월성 제고를 위한 정책은
　직전까지 교육과정부장을 맡아 학교 교육과정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학부모와 지역사회, 국가가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눈높이를 맞춘 특성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진로를 지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방과후학교와 특기적성교육도 사교육이 필요없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교육 수요자의 이야기를 경청하시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있으시다면.
　장학사 지역 할당제를 실시해 현장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읍면동마다 지역 기관장과 주민대표, 학교장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별 교육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입니다. 두달에 한 번 정도 모임을 정례화 하면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물론, 학부모의 요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끝으로 교육가족을 비롯해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교육은 사람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소중한 책무이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자격증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위상과 더불어 책임이 따릅니다. 그런 측면에서 학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교사는 교단에 설 수 없습니다. 그런 부문에 있어서는 냉철하게 대처할 생각입니다.
　학부모를 100% 만족시켜 드릴 순 없겠지만 2/3라도 만족을 드리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원주교육을 믿고 아끼고 사랑으로 관심을 보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학부모가 걱정없는 원주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4시간 풀서비스하는 교육청'을 교육행정의 나아갈 방향으로 설정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횡성이 고향인 고 교육장은 횡성 수백초교와 원주중·고를 거쳐 춘천교대와 원주대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75년 창림초교에서 교편을 잡고 둔내·황둔·치악초교 등에 근무했으며 1996년 전문직으로 전환한 뒤에는 도교육청 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도교육청 교원인사과 장학사, 갑천고 교장, 횡성교육청 교육과장, 도교육과학연구원 교육과정부장을 지냈다. 2004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가족은 부인 임정희 씨와 1남3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