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지난 9일 '원주푸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본회의 통과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분위기로 미루어 로컬푸드 조례가 탄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컬푸드 관련 조례 제정은 로컬푸드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본격화된지 1년여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만큼 원주시나 시의회, 관련 시민들 모두에게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어쨌건 어느 자치단체보다도 발빠르게 로컬푸드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이제 조례까지 제정된 만큼 모두의 지혜를 모아 우리나라 로컬푸드 운동의 모범사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선은 자치단체가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추진해 나가겠지만 조례제정을 기해 몇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우선 로컬푸드 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법도 좋아야 하겠지만 농민과 소비자인 시민들이 로컬푸드를 올바로 이해하고 필요성을 인식토록 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나 관련단체가 시스템을 구축해 해 놓는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성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로컬푸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통체계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조례에도 포함돼 있지만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에게도 적정한 가격이 보장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정가격이 말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다.

특히 시장기능은 자치단체 차원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일 적정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예산으로 차액을 보존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농업정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적정가격 보장의 핵심은 유통단계 축소와 품질경쟁력 확보이다. 상당수 농산물은 유통단계만 축소해도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결국은 품질 경쟁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품질 경쟁력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문제다. 지속적이면서도 선택과 집중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먹는 농산물 모두를 지역에서 공급해 줄수는 없기 때문에 특정 농산물을 선정해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시장기능에 맡겨도 로컬푸드는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어떤 농산물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공급할 것인지 선정한 후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도록 농가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속적인 기술지도와 품질관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원주에서 선진적으로 시작된 로컬푸드 운동이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만성적인 농업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운동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