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진료실에 부모에 의하여 억지로 끌려오는 청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 중에는 놀랍게도 수 년간을 외부 출입을 않고 집안 또는 자신의 방안에서만 지내던 이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둔형 외톨이'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서양에서는 '코쿤족' 이라고 불리는 은둔자들이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은둔형외톨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확한 정의는 아직 없으나 일본의 정의를 빌어보면 6개월 이상 사회생활을 단절하고 집안에서 또는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고립되어 지내는 경우를 말한다. 몇 년전만해도 이런 사회 현상들이 일본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으로 생각했었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적어도 10여만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에는 산업화로 인한 인간관계의 단절, 늘어나는 청년실업, 인터넷과 같은 정보 기술의 발달, 핵가족화 더 나아가 일인 가족 가구의 증가와 같은 가족 체계의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즉, 직업이 없으면 사회에 설 자리가 없고 사회에 궂이 나가지 않아도 인터넷과 핸드폰만 있으면 별로 아쉬울 것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은둔자들이 보통 10대나 20대에 시작된다는 것이다. 한창 배우고 사회에 진출해야할 때 이러한 문제가 생기면 앞으로 다시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적어진다는 점에서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커다란 손실과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일반적인 정신의학적인 질환은 문제로 인하여 본인이 심한 고통을 호소하거나 사회적인 부적응으로 증상이 드러나 흔히 발견되고 치료하는데 문제가 없으나 이러한 은둔형 외톨이는 집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므로 잘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  실제로 은둔자들을 살펴보면 정신분열병, 망상장애, 사회공포증, 공황장애, 우울증, 강박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식이장애나 중독장애와 같은 정신의학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소외가 은둔의 주요 원인이라면 은둔자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이 그 치료의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