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도소 인근에 위치한 무실동 쌈지공원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주민들 요구로 지난 2002년 1천500여만원을 들여 조성된 쌈지공원은 초반 인근 주민들의 휴식처로 이용가치가 높았다. 그러나 현재는 각종 민원으로 인한 시설철거로 사실상 공원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주민들에게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해야 할 공원이 주변 환경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

이렇게 공원시설이 철거된 데에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 공원이 마을 뒷산에 위치해 있는 데다 올라가는 골목길이 음침해 취객 및 청소년 탈선장소로 자주 이용되곤 했다. 주민 A 씨는 "취객들이 공원에서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청소년들이 밤늦게 어울려 탈선행각을 벌이는 일이 잦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공원 정면에 위치한 주택의 사생활침해 민원까지 제기되면서 공원은 제 기능을 잃게 됐다. 공원 내 파고라와 이 주택은 차 한 대 지나갈 정도의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더욱이 공원 지대가 건너편 지대보다 높아 파고라에 앉으면 이 주택의 안방과 거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것. 이 때문에 파고라 등 공원시설은 철거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설설치를 재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주민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노인 B 씨는 "노인들에겐 매일 모여 담소를 나누는 소중한 공간인데 하루아침에 철거돼 버려 황당하다"며 "이 공원이 꼭 필요한 사람들도 있는데 한쪽 민원만 듣고 철거를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처음엔 사생활 침해 문제만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파고라 위치를 옮기려 했으나 파고라 지붕의 노후정도가 심해 일단 철거키로 했다"며 "다만 4개의 기둥은 아직 재활용이 가능해 한쪽 구석에 옮겨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원주시는 엇갈리는 주민 의견으로 공원시설을 철거할 것인지 재설치할 것인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파고라 재설치를 위해선 1천만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설치를 한다하더라도 예산문제로 올해까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공원에 시설을 설치할 것을 주문하는가 하면 아무런 시설 없이 수목으로만 가꾼 소공원으로 조성해달라고 하는 등 의견도 제각각이다"며 "내년 회의를 열어 주민전체 의견 수렴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