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원주시에서는 지난 9월 17일 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지도자 자원봉사 출발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관내 각 분야 사회지도층 인사 52명이 자원봉사 참여를 자진 신청하였고, 이들은 앞으로 개별봉사활동과 계획봉사활동에 참여키로 하였습니다.

이런 자원봉사활동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운동'이라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용어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서구 유럽 사회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용어는 불어에서 유래하였는 바, '귀족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합니다. 유럽 국가에서는 귀족들의 경우, 전쟁이 발발됐을 때 그들이 앞장서서 참전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였고, 부호들의 경우 자기들 재산을 사회공익사업에 환원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여 온 것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귀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사실로서 사회 지도층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회적·경제적·인격적으로 시민들로부터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고 또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상류 신분층인 것입니다. 이런 지도층에게는 부와 권위와 덕망이라는 일종의 특전이 따르게 마련이고 반면, 그것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무와 윤리적 덕목의 실천도 동시에 요망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이 특권층만의 특별한 봉사활동으로 비춰져서는 절대 아니될 것입니다. 또한 이벤트 중심의 홍보성 단발행사로 그쳐서도 아니될 것입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사회를 통합하는 실천활동에 지도층이 솔선 참여함으로서 자원봉사 의식 확산과 시민 참여를 확대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도자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나눔문화 활성화와 사회통합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서 일부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 풍조도 일신해야 합니다.

지도자 자원봉사활동은 이른바 "불씨 안은 바람"의 역할을 하여 사회 곳곳으로 번져 활활 타오르게 확산시켜야 합니다. 노블레스인 지도층인사는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중심 주체로 참여하여 침체된 사회에 희망적인 활력을 불러 일으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 운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도층 인사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며 전문지식과 기술을 나눌 수 있는 전문봉사활동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참여가 유인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봉사실적에 대한 인정보상제도로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지원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봉사활동은 참여자의 특성과 사회적 욕구를 고려할 때 차별화 된 전문프로그램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고, 각 분야별 전문봉사단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속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흥미로운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할 것이며, 보다 폭넓은 분야의 지도자들에게 항상 부담없는 기회가 개방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기대하건데, 이번 시작하는 지도자 자원봉사활동을 계기로 모든 자원봉사자는 누구나 노블이 됨으로서 봉사자의 자긍심을 한층 높여주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