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허가건수 545건…건축사사무소 50여개
"건축사사무소 한 곳당 월 1건 수주도 어렵다"

건축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관련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주시에 따르면 올해 건축허가 건수는 545건으로 건축면적은 61만5천㎡. 2007년 902건에 68만9천㎡, 2008년 1천9건에 85만3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아직 2개월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동절기에는 건축 수요가 미미하기 때문에 건축허가 건수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건축허가 연면적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건수는 적지만 규모가 큰 건축물량이 많았다는 얘기다. 원주시 관계자는 "건축허가 건수는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연면적은 큰 차이가 없는 이유는 지상 7~8층 규모의 복합건물 신축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건물 신축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관련업계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중 건축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축사사무소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도시그룹종합건축사사무소 이종근 건축사는 "원주 소재 건축사사무소가 5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건축사사무소 한 곳에서 처리한 설계 건수가 월 1건에 불과했다는 것"이라며 "일부 건축사사무소는 인건비 주기도 어려워 정리해고를 하는 등 개점휴업중인 곳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특히 규모가 큰 건물 설계 상당수는 수도권 소재 건축사에서 맡았기 때문에 원주의 건축사사무소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건축경기 침체는 건축사사무소 뿐 아니라 토목설계, 섀시, 레미콘, 중장비 등 관련업계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원주시가 각종 개발행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이미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된 상황이어서 효과는 미미한 상태. 원주측량설계공사 원종호 대표는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원주는 도내 타시군에 비해 각종 개발행위 제한에 묶여있었기 때문에 수요가 있어도 못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며 "토목설계조차 못하는 상황이니 다른 업계도 일손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축수요가 감소한 것은 부동산침체에 대한 영향도 있지만 택지개발지구내 건축규제가 강화됐기 때문. 건축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택지개발지구내 단독주택용지가 4가구 이하로 제한되면서 신축을 꺼리고 있는 것. 가구수 제한은 봉화산택지와 무실2지구, 혁신도시에도 적용되고 있다. 또한 원룸수요가 국민임대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수요가 감소한데다 전월세 수요가 급감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주시 노석천 도시계획담당은 "단독주택용지는 지난 2004년 주차장 설치기준이 강화하면서 가구수 제한을 두게 됐다"며 "주차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가구 주택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건축제한을 완화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 건축경기가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