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실가스 감축이 세계적인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친환경에너지 생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원주시청 앞에 설치돼 있는 태양광 발전시설

원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에너지관련 사업이 중장기 종합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되면서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주시는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정책에 발맞춰 'Clean & Green City-깨끗하고 푸른 원주' 건설을 선언하고 각종 에너지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열 급탕시설, 매립가스, 지열, 천연가스, RDF(고형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과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나무 1천만본 심기운동과 탄소포인트제 등이다.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원주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원의 기초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추진하며 사업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원주의 에너지 소비특성과 사용하지 않은 에너지 자원의 기초조사가 이뤄져야 실효성 있는 에너지 정책의 추진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에너지 실태조사 필요

현재 원주시는 부문별 에너지 소비현황, 에너지원별 소비 및 가격 현황, 읍면동 별 에너지 소비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함께 신재생에너지 미 활용 에너지 이용시설 현황도 없어 적절한 적용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가장 현실적인 조사가 이뤄진 에너지원별 소비현황이 최근 실시한 기후변화기본계획이지만 이마저 추정치에 불과해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고 밝혔다.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현수 사무국장은 "원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각종 사업은 구체적인 수치가 없어 그 효과에 대해서도 알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중장기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하거나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가 신뢰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총량적 으로 에너지 관련 자료를 파악하고 있지만 활용가치가 있는 기초자료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에너지 관련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느정도 실효가 있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목표, 현실성 떨어져

김기열 시장은 작년 11월 환경부와 기후변화대응 시범도시 협약을 통해 2천12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감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온실가스 감축량은 전기, 도시가스 등의 전체 사용량을 정해진 산술방식에 의해 산출한 것일 뿐 실제 감축량을 다르다. 절감에 대한 확인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감축하겠다고 밝힌 김 시장 발언은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

원주시는 연세대와 한라대에게 용역을 맡겨 각각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과 그린에너지 자립형도시 조성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각 용역에서 탄소배출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해 발표했지만 전체 에너지 사용량으로 계산한 추정치에 불과해 구체적인 사용량은 없는 실정이다.

김 시장은 온실가스를 5% 감축한다고 밝혔지만 같은 기간동안 택지개발과 자동차 등록대수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났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 활용 에너지이용시설 현황 파악 시급

친환경 에너지자원인 물과 바람, 태양, 바이오 등의 읍면동 별 분포에 관해 원주시가 체계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현수 사무국장은 "일본, 유럽 등은 지역 농수로의 수력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사업을 진행하는 등 실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원주시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신규사업을 추진하기 보다 원주의 친환경 에너지자원을 조사해 활용하는 것이 적은 예산으로 실효성 있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력·예산 낭비 우려

원주시가 에너지 기초자료가 없은 상태에서 추진한 각종 사업은 중장기적 에너지정책 추진이 불가능하고 일관된 사업추진이 어려워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초자료만 확보하고 있더라도 미 활용 에너지자원의 확보가 가능하고, 정확한 사용현황 분석으로 연관 시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사업 활성화와 원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Clean & Green 정책방향에 맞게 자원순환형 그린에너지 자립형 도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타 지자체 잇따라 기본계획 수립

최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 발표되면서 각 지자체마다 에너지 기본계획을 잇따라 수립하고 있다. 울산시는 자원순환형 생태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지역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해시도 신재생 에너지 보급확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장기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김해시와 포항시도 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발표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최근 기후변화대응 및 친환경 에너지 사업 경쟁이 지자체별로 이뤄지면서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에너지 사업 경쟁에서 예산 배정 및 지역발전계획 등에서 원주시가 후순위로 밀리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