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차 한 잔으로 움츠러들었던 몸을 풀고 싶은 환절기이다. 일교차로 인해 감기에도 걸리기 쉬운데다 실외 보다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움직임이 줄어들어 혈액순환에도 방해가 돼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할 시기이다.

가을 막바지이면서 겨울이 오기 직전인 요즘 같은 때가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 때문에 더 춥게 느껴지는데 난방기기를 틀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 그냥 견디려다보니 자연스럽게 따끈한 찻잔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한다.

찻잎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타닌(폴리페놀), 카페인 등 300여 종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생리기능을 조절하고 다양한 약리 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감기기가 있을 때는 발효차가 좋다. 찬 성질을 가진 녹차보다는 녹차를 발효시킨 발효차를 마시는 것이 환절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데 떡차나 청태전 이라 불리는 돈차, 중국의 보이차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잎이나 꽃을 말렸다가 뜨거운 물에 우려내는 차들이 대부분인데. 청결을 위해 처음 찻잎에 부은 물은 버리고, 두 번째 우려 낸 물을 차로 마셔야 한다.

특별한 재료를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차 재료들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적절하게 잘 활용만 한다면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차, 알고 마시자

돈차: 보관 중 생길 수 있는 습기, 습창, 먼지 등을 제거하기 위해 불에 약간 구운 다음 약탕관에 물을 펄펄 끓이다가 돈차 두서너 개를 집어넣어 좀 더 끓인다. 이것을 약간 식혀 한 그릇 마시면 된다. 돈차는 눈을 밝게 하고 변비 예방, 해열, 항산화, 항균, 구취 제거, 항알레르기, 콜레스테롤 상승 억제, 해독력이 좋다.
　
황차·홍차: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부어 찻잔이 차갑지 않도록 한다. 다관에 80도 물을 붓고 차를 넣은 다음 3~5분 정도 우려낸다. 색이 곱게 우러나면 차망을 이용해 차를 걸러내며 마신다. 비만해소, 스트레스 해소, 동맥경화, 구취 제거, 뇌졸중 예방 등에 효과적.
　
국화차: 가을에 딱 어울리는 차인 국화차. 꾸준히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두통과 어지럼증, 고혈압에 효과적인데 들국화는 꽃이 피는 10월에 채취해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려 한지 봉지 등에 넣어 습기가 없고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들국화만 차로 쓰인다.
　
모과차: 모과는 특유의 상큼한 향을 지니고 있어 자가용 방향제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9월말부터 수확하기 때문에 10월에 차를 담그면 향기로운 모과차를 즐길 수 있다. 깨끗하게 씻은 모과를 얇게 저민 다음 꿀이나 설탕에 재웠다가 차로 마시면 된다. 모과는 수분 대사 장애로 인한 팔·다리 저림이나 경련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고, 허리·무릎이 시리고 아프거나 다리가 붓는 증세에 약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구기자차: 노화를 방지하는 열매인 구기자는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돕는다. 강장과 강정,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혈압관리에 도움을 준다. 약간 덜 익은 열매를 채취해 햇볕에 말려서 습기가 생기지 않도록 보관해 두었다가 수시로 마시면 좋다.
　
솔잎차: 솔에 들어있는 성분은 머리를 맑게 해주고 심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차로 알려졌다. 솔의 생잎이나 말린 잎을 면주머니에 넣고 따뜻한 욕조 물에 담가 우려내 목욕하면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쟈스민차: 차에 꽃향기를 더해 만든 발효차인 쟈스민차. 찻잎을 따서 햇볕에 말리면 찻잎 가장자리가 갈변한다. 말린 쟈스민 잎과 꽃잎을 3:1의 비율로 섞으면 쟈스민 차가 만들어지는데 가정에서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쟈스민차는 감기나 목소리가 쉬었을 때, 건성 민감 피부, 스트레스성 위통, 우울증을 달래는 효과가 있다. 쟈스민 잎은 생선요리, 식초에 사용되는 식용 허브이다.
　
라벤더차: 라벤더는 꽃과 잎을 다 활용하는데 상큼한 향은 긴장을 풀어주어 불면증에 효과적이다. 신경성 편두통이나 스트레스, 생리불순, 소화불량에도 도움을 주는데 향이 강하기 때문에 브랜딩 하거나, 우려낸 차에 설탕이나 꿀을 가미하면 마시기가 좋다. 아이들이 이유 없이 보채고 잠을 설칠 때 차를 끓여 아이 키 높이 정도에 두면 향을 풍겨 마음을 진정시켜 주기도 한다. 또 라벤더를 우려낸 물에 세안을 하면 여드름 피부를 해독해 주는 역할을 한다.
　
로즈마리차:말린 잎만 차로 이용하는데 향이 진한 반면 맛은 진하지 않기 때문에 마시기는 부담이 없다.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고 뇌 움직임을 활성화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 준다. 건성 피부나 주름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임신 중이나 고혈압이 있을 때 양에 주의해야 하며 장기 복용은 피해야 한다.
　
라임블라섬차: 발한 작용이 있어서 감기, 인플루엔자, 기관지염 등에 효과가 있다. 향이 은은하고 맛은 상큼해 처음 마시는 사람도 부담이 없다. 갈증 해소와 진정작용, 저혈압에 좋다.

 임춘희 기자 h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