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균 신규교사 외 8명의 학생들이 이달 생일파티의 주인공이 됐다.

조손·편부모가정 70%…학교가 꿈터
한강수계기금으로 원어민교사 채용

"Who am I?"전교생이 강당에 모여 영어퀴즈를 푼다. 선생님이 오늘의 주인공에 대한 힌트를 영어로 설명하고 아기 돌 사진이나 주인공의 특징이 담긴 사진이 스크린에 비춰진다. 먼저 알아낸 친구들이 건이(4년)와 빈이(6년)를 앞으로 데려오더니 고깔모자를 씌운다. 오늘은 지난 9월부터 한 가족이 된 신규교사 김용균 씨도 포함돼 특별함은 배가 됐다. 퀴즈를 다 맞추니 주인공은 모두 9명. 바로 이달에 생일을 맞은 이들이다.

아이들은 주인공을 위해 그동안 머리를 맞대고 준비한 깜짝공연을 선보인다. 유행 개그 패러디와 최신곡에 맞춰 연습한 댄스공연을 보는 것도 아이들이 파티를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친구들이 띄우는 영상편지와 장미꽃, 생일케익은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하고, 생일을 맞은 학생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그동안 갈고 닦은 영어실력으로 표현한다.

부론초등학교(교장: 김성호)가 진행하는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운영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농산어촌학교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생 수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부론초는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만들기'에 돌입, 사랑이 근간이 된 교육철학과 영어특색교육을 접목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조손·편부모 가정이 70%인 부론초 학생들에겐 학교가 유일한 배움터이자 꿈이다. 김 교장은 "시골학교지만 도심학생 부럽지 않은 교육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속에서 문화, 학습, 복지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아이들의 희망이 되어주는 것이다.

부론지역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부론초는 부론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이다. 한강보존대책위원회로부터 주민들이 지원받고 있는 한강수계기금의 일부가 부론초 교육활동예산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가능케 했다.

교원들은 아이들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딜 가도 뒤처지지 않는 학생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부단한 애를 썼고, 그 결과 작년 기초부진에서부터 10~20점대에 머물던 국가수준 교과학습 진단평가에서 올해는 기초부진 없이 영역별로도 골고루 성적이 향상되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부론초가 운영하는 영어특색교육은 아이들에게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부론초가 매달 개최하는 영어학습을 접목한 생일파티인 'Oh! Happy day'는 가정환경이 어려운 대부분의 부론초 학생들에게 엄마품 역할을 대행함과 동시에 영어에 대한 흥미를 더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또 영어로 승부하는 특색교육 운영은 전학생을 끌어오는데 공헌하고 있다.

학교는 올 2학기부터 영어시간을 타 학교 보다 주당 4~6시간 많게 교육과정을 재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도심에서는 거점으로 4개교만 갖추어져 있는 영어체험센터를 교육청 지원 없이 구축했으며, 원어민교사 및 보조교사도 한강수계기금을 통해 채용했다.

방학 때는 상위 20%의 학생이 대학에서 운영하는 여름영어캠프에 참여하고, 나머지 80%가 교내 캠프에 2주간 참여하고 있다.

영어구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교 행사는 대부분 영어로 진행하는 등 영어로 특화된 교육활동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김성호 교장은 "전학을 가지 않고도,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뜻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사랑이라는 교재를 바탕으로 특화된 영어교육을 펼쳐 인재를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