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환

우선 원주투데이 1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역신문으로 14년 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원주에서 명실상부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역신문으로 자리매김을 한 것을 보면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매주 월요일 여러 우편물과 함께 원주투데이가 배달이 되면 가장 먼저 읽어보게 됩니다. 어떤 뉴스가 원주에서 벌어지고 또 어떤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꽃피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원주 시민으로서 참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몇 가지 원주투데이에 바라는 이야기를 써 볼까합니다.

원주는 생명문화의 기운이 아주 만개한 곳입니다. 생명의 문화는 인간 중심성을 넘어서서 모든 생명 있는 것들과 공평하게 함께하고자하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그 생명의 그물망의 한 끝에 우리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저 한 부분이기에 사람과 사람들도 서로 도우며 상부상조해야 합니다. 이런 생명문화의 전통으로 인해 원주는 생활협동조합운동이나 신용협동조합이 다른 지역보다 발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통을 더 살려서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 지고 있는 이 시기에 협동의 정신으로 지역을 변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지역신문은 이런 지역의 활동에 관심 기울이고 기사화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원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로 돕는 모습을 잘 전하고, 이것이 하나의 기관 및 조직이 되어 더 발전되는 모습을 전달해야 합니다. 최근에 사회적 기업이 소개되고 있고 외국에서는 협동의 방법으로 지역의 발전을 꾀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원주투데이도 앞으로는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에 대해서 특집 기사를 연재하고 지역의 사회적 기업을 탐방하여 원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협동은 지역 안에서 나오는 것이지 외부에서 큰 기업을 유치한다거나 외부 자본을 끌어온다고 해서 우리 것이 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원주투데이를 보면 마을별 소식이나 지역민들의 동정이 자주 기사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주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소식에 조금 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소식으로 기사화 되었으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에 접한 서곡리 마을의 마을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기사는 아주 멋있는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1면에서 크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 기사를 더 자주 소개해 주었으면 합니다. 굳이 지역 신문이 지역의 유명 인사나 행정 기관의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룰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루더라도 그것이 지역민들의 협동적 방식을 고양시키는 입장에서, 또는 주민들이 자발성을 향상시키는 입장에서 기사화되었으면 합니다. 지역민들에게 돈을 좇는 환상을 일으킨다거나 거품과도 같은 지역 발전으로 인간의 협동을 저해하고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기사를 다루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역신문은 지역다워야 합니다. 현재 원주의 모습을 보면 수도권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듯합니다. 우후죽순 아파트가 올라가서 배드타운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대학생들은 주말이면 통학으로 인해 도시에서 찾아보기가 힘들고 도시의 경관도 다른 도시와는 차별성이 없어 보입니다. 원주시마저 큰 도시를 닮아가고 있어 가슴 한 쪽이 씁쓸합니다.

14주년 된 원주투데이가 지역 신문으로 더 자리매김을 잘 하려면, 원주다운 기사의 발굴을 통해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일 겁니다. 어렵고 소외된 사람들이 서로 협동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들 때, 항상 원주투데이가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 때 원주 시민들은 원주투데이를 따뜻한 매체로 기억하고 소중히 간직할 것입니다. 원주투데이의 더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