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원주투데이는 오는 24일 서곡초교에서 열리게 될 마을음악회를 1면 머릿기사로 다뤘다.

이 음악회는 '음악으로 소통하는 행복한 용수골 마을공동체' 라는 주제의 프로젝트로 일반적인 음악회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유명가수나 음악 전문인들이 출연해 공연하고 마을주민들은 관객이 되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대부분이 출연자이자 연출가이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 80여명이 풍물, 민요, 댄스, 오카리나 연주, 합창 등의 프로그램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무대에 서지 않는 주민들은 무대준비나 장터 운영을 맡는다고 하니 모든 주민이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용수골 주민들이 다른 마을 사람들에 비해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거나, 남들 앞에서 공연할 만큼 음악적 자질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대다수 주민들이 농업이나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음악회 조차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얼핏 생각하면 음악회라기 보다 나이 지긋한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준비한 학예회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럼에도 원주투데이가 이 음악회를 1면 머릿기사에 올린 것은 음악회 자체가 아니라 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번 음악회에서 합창을 하게 될 부녀회와 노인회 회원들 20여명이 합창연습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아마 이들 중에는 난생 처음 합창이라는 것을 해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화음은 커녕 박자도 맞추지 못해 쩔쩔 매면서도 어린아이들 처럼 마냥 즐겁고 행복해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런 과정에서 용수골 주민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배려하는 마음이 커지게 될 것이며 공동체의 소중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원주시는 인구 31만명의 중형도시로 성장했다. 인구가 늘고 도시규모가 커지면서 예전보다 도시가 삭막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연한 현상이다. 특히 전체 주민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70%에 육박하면서 이웃이나 마을공동체에 대한 의식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공동체 의식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보다 '나'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것으로 '살 맛 나는 세상'과는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빠르게 도시화 되고 있는 원주사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고 활성화하는 일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용수골 주민들이 준비중인 마을음악회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는데 더없이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아파트 단지들이 저마다 아파트 음악회를 개최하고 통로별로 준비한 장기를 발표한다고 생각해 보라. 원주는 훨씬 살 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소규모 공동체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지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