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온 5명의 다문화가정학부모들은 각 학급을 돌며 인형극을 펼친다.

"친구야 사랑해!" 지난 7일 반곡초등학교 2학년 2반 교실. 단체합창으로 외치는 것인데도 인형극을 보고 난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인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직접 고백이라도 하듯 수줍게 마음을 표현한다.

결혼이민자들로 구성된 원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효종) 해바라기 인형극단이 관내 초등 저학년생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를 돕기 위한 인형극을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서 온 5명의 다문화가정 학부모가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실감나는 극을 펼친다. 인형극은 다문화가정 학생이 학교에서 겪은 일화를 통해 반 친구들이 그동안 다문화가정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반성하고 사이좋은 친구가 됐으며, 다문화가정 아이 역시 더 이상 엄마를 숨기려 하지 않게 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소 서툰 발음에도 의미를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진지하게 임하는 단원들과 대사 하나라도 놓칠 세라 귀를 쫑긋 세우고 극에 집중하는 아이들 덕분에 인형극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아이들은 "무척 재밌었다"며 "겉모습만 조금 다를 뿐 우린 모두 친구"라고 소감을 밝힌 뒤 "앞으로 다문화가정 친구와 더 사이좋게 지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바라기 인형극 단원들은 원주 거주기간 10년차부터 3~4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그동안 원주YMCA로부터 극본구성과 인형제작 등에 대한 도움을 받아 꾸준한 연습을 실시해왔다. 특히 이날 공연에 앞서 한 베트남 출신 학부모는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에게 직접 모국의 문화와 경제, 민족성향 등에 대한 교육을 펼치기도 했다.

국가별 문화차이 등 이론 중심으로 진행돼 왔던 종전 다문화 이해교육과 달리 이번 인형극 순회공연은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학급별 소단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육 효과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원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교육청 협조를 받아 관내 초등 1~3학년 중 다문화가정 학생이 소속된 29개교 77학급을 대상으로 공연을 실시하며, 초등학교 외에도 유치원 및 어린이집, 각 교육기관 등의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공연할 계획이다.

원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다문화가정이 점차 확대되는 시점에 다문화가정 학생과 한 교실에서 공부하게 될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다문화에 대한 인식을 확립시키기 위해 마련했다"며 "결혼이민자가 직접 참여하는 만큼 보다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