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돌아오면 다양하게 활용되는 무.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보편적인 채소인 무는 잘만 먹으면 거저 얻는 밭의 보약이다.

배추김치 속에 들어가는 소의 역할을 위한 필수 재료이면서 깍두기로 저장해 두면 겨울 반찬으로도 한 몫 한다. 햇빛 잘 드는 가을에 썰어 말렸다가 고춧잎과 함께 무치면 맛깔스러운 무말랭이 반찬으로 식탁에 올릴 수 있고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아 두었다가 봄에 장아찌로 꺼내 양념해 먹으면 입맛 되찾는데 좋다.

또 총각무를 이용해 김치를 담그거나 동치미, 생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쓰인다. 가을바람에 잘 말린 무청은 된장찌개나 해장국을 끓일 때 넣거나 묵나물로 볶아 먹으면 숙취해독에 효과가 있고 영양 면에서도 손색이 없어 우리 식생활에 잘 어울린다.

무는 다육질의 커다란 뿌리채소인데 여름과 가을에 자라는 변종은 크고 천천히 자라며 육질은 자극성이 있고 단단하다. 겨울에 자라는 변종은 겨울 동안 저장이 가능하다. 흔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무는 동양에서 유래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언제부터 심기 시작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무는 94%의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과일이 흔치 않았던 시절에는 과일처럼 깎아 먹기도 했는데 아삭아삭하고 달아 간식으로 종종 사용되었다. 또 비타민C가 풍부한데 특히 껍질에는 무 속의 2배 가량 되는 비타민 C가 포함되어 있어 되도록이면 껍질을 벗기지 말고 깨끗이 씻어 그냥 먹는 것이 좋다.

무심코 먹는 무 반찬,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알고 다양하게 활용한다면 감기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 환절기에 가족 건강을 챙기는데 그만이다.

임춘희 기자

무의 영양과 기능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전분 분해 효소를 비롯해 단백질 분해 효소, 지방 분해 효소 등 여러 가지 소화효소를 함유하고 있어 소화촉진을 돕는다. 또 식물성 섬유도 풍부해 장내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고 당류와 아미노산, 무기질 등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C는 사과의 7배 정도 많이 들어 있다.

포도당이 들어 있어 단맛이 나고 매운맛은 유화 화합물이 원인인데 생무를 먹고 나서 트림을 하면 나는 특위의 냄새도 이 때문이다. 매운맛 성분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양 덩어리 녹황색 채소인 무청에는 비타민A·C·B1·B2,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데 무보다 칼슘 4배, 무기질 2배, 단백질은 1.5배 더 많이 들어 있다.

이런 영양이 세포의 산화를 막아주어 노화 억제를 하며 골다공증을 예방해 준다. 무와 무청에 포함된 식이성 섬유는  장내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탁월해 변비를 해소할 뿐 아니라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또 당뇨와 같은 성인병을 막아주는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식으로 활용하면 좋다.

소화 촉진과 해독

무 생즙은 소화에 즉각적인 효과가 있어 체헸을 때 한 컵 마시면 좋다. 장 환경을 개선 시키면서 오장을 다스리기 때문에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속이 찬 사람이 꾸준히 먹으면 속을 따뜻하게 하고 빈혈을 막아준다. 코피를 흘리거나 피를 토할 때 지혈작용을 한다.

생 무를 깎아 먹으면 갈증을 풀어주면서 단백질 분해효소가 소화를 촉진시켜 고기나 생선회를 먹을 때 함께 먹어주면 이롭다. 밀가루 음식 등 전분음식을 먹을 때 곁들이면 아밀라아제가 소화를 돕는다.

숙취해소

과음을 하면 대사작용이 느려지고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지면서 두통이나 구토, 불쾌감이 나타나는데, 무에 함유된 아밀라아제가 이를 빠르게 배출시켜 해독을 돕는다.  생 무를 그대로 먹거나 갈아서 즙으로 마셔도 괜찮다.

식중독 예방

무의 매운 성분이 고추냉이나 고추에 들어있는 성분보다 강해 항균작용을 한다. 식중독을 일으키기 쉬운 조개류나 생선을 먹을 때 함께 먹는 것이 이롭다.

기침·인후통·독감·감기 완화

무를 삶아서 우러난 물을 수시로 마시면 감기예방에 효과적. 특히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에게 무는 니코틴을 중화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관절염·화상 진정

무를 삶아 꿀을 넣어 먹으면 거담을 제거하고 잔기침을 그치게 한다. 이로인해 감기, 기침, 목 아플 때 도움이 된다.

무를 갈아 즙을 낸 후 깨끗한 가제 수건에 묻힌 다음 무릎 등 아프고 결리는 부분에 발라주면 해열·진정작용이 있어 통증이 완화된다.

또 가벼운 화상에도 무즙을 바르면 응급용으로 대처 가능하다.

좋은 무 고르기

▷생김새가 반듯하고 잔뿌리가 많지 않은 것
▷줄기나 잎이 투명하면 얼었다는 증거
▷양손으로 눌러보아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것
▷들어 보았을 때 무찍한 것
▷두들겼을 때 '통통'가벼운 소리가 나는 것은 속에 바람 든 것이며 '퉁퉁'된 소리가 나는 것이 속이 꽉찬 무.
▷줄기부분이 억세고 무의 푸른빛이 지나치게 강해 보이는 것은 좋지 않음.
▷의심스러우면 잘라서 확인해야 함.

입맛 돋우는 무장아찌

▷크기가 작은 무를 손바닥만 하게 쪼개 굵은 소금에 절인다. ▷물기를 빼고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거나 간장을 끓여 붓는다. 잘못하면 장을 망칠 수 있어 장단지에 그대로 넣지 말고 별도의 작은 단지에 장을 덜어내 박는 것이 안전하다. ▷먹다가 남은 동치미 무를 같은 방법으로 장아찌를 만들어도 좋다. ▷겨울이 지난(약 3개월 후) 다음 봄에 먹기 좋게 썰어 다진 마늘, 파, 참기름, 물엿, 깨, 청량고추 조금 다져서 무치면 매콤달콤한 무장아찌 무침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