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문이나 천정에 매달린 황색등이 아늑하고 시골스러운 논골집. 분위기만큼이나 편안하고 넉넉한 정미숙 대표의 마음 씀씀이가 좋아 이곳을 자주 찾게 된다는 것이 단골고객의 설명이다.

맛과 가격을 만족시키며 전국적인 체인점 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전통을 자랑하는 숯불구이 전문점 논골집이 원주에서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다른 고기 집이 따라올 수 없는 게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고기 맛을 돋워주는 소스에 있다"며 "논골집 만이 만들어 내는 이 소스는 서울에서 더 명성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1년 3개월 전 단구동 아울렛매장 뒤에 문을 연 논골집은 하나 둘 단골이 늘어나면서 단구동의 소갈빗살 숯불구이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맛이나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인 이곳은 소고기 갈빗살이 9천원, 안창살 1만원, 돼지 삼겹살은 7천원이다. 5만 원 정도면 4인 가족이 푸짐하게 외식을 즐길 수 있고 부담이 적어 단체회식장소로 애용하는 고객이 많다. 오픈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소주는 변함없이 1천원에 제공하고 있는데 계산 중에 빠뜨리거나하면 손해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고객과의 약속을 기꺼이 지킨다는 정 대표.

고깃집 답지 않게 점심시간에도 손님으로 북적인다. 뚝불쌈밥(6천원), 제육볶음(5천원), 갈비탕(5천원), 김치찌개(5천원), 청국장(5천원), 시골밥상(5천원) 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해 놓기 때문. 소고기는 청정지역 호주산을 쓰고 돼지고기는 프랑스산이다. 수입고기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대로 된 시스템을 통해 유통 되고 있는 수입육은 출처가 불분명한 국산보다 낫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고기와 함께 치악산 큰송이버섯을 구워 먹는데 이는 관설동에서 심성섭 씨가 재배한 명품 버섯으로 유명하다.

된장이나 청국장은 논골집 본점이 직접 시골에 황토방을 만들어 메주를 띄우고 숙성시켜 시골 맛을 그대로 내고 있다. 주 메뉴에 전력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방침인데 마른반찬 한 가지, 나물 한 가지, 튀각 한 가지, 더덕과 김치가 반찬으로 나오고 국 종류 한 가지를 서비스 한다.

좌식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한쪽 방은 걸터앉는 형태로 꾸며 놓은 것도 이 집의 특징. 바로 옆에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으며, 좌석 수는 160석이다.

잘 되는 음식점은 남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인의 자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논골집에서는 대충 보아서는 사장과 종업원을 구별하기 어렵다. 직원과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허드렛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고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피는 정 대표를 찾으려면 단골이 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한솥밥을 먹는 직원들과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 직원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제 일하듯 성의를 다 하고 있어 구별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수입의 일정 부분은 다시 고객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 정 대표는 복지재단과 인연을 맺고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데 이번 추석에도 잊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챙겼다. 사회를 돌아보면 그것이 고객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고객에게로 돌아간다는 것이 정 대표의 지론이다.

지문이 지워질 정도의 성실함으로 우직하게 일하다보니 음식점 평수도 크게 늘어났다고 수줍게 말하는 정 대표는 "이제는 음식점도 장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영자의 자세로 임해야 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문의: 765-1592(논골집)

임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