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자원봉사센터가 지난달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원봉사에 솔선수범해 참여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소위 지도층인사 자원봉사 참여신청을 받았다. 지역내 기관단체장 대부분에게 안내문과 함께 신청서를 발송했는데 55명만이 신청서를 보내왔고 오는 17일에는 이들의 첫 자원봉사가 계획되어 있다.

이번 사회지도층 인사 자원봉사활동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끈다. 우선은 개별 기관·단체가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지도층 인사들이 함께 모여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러나 이번 자원봉사활동은 봉사활동 그 자체보다 원주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인식 및 공감대 확산의 계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원주시자원봉사센터는 지역인사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이번 봉사활동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프랑스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전적 의미는 '귀족의 의무'를 뜻한다. 부와 권력, 명성을 가진 자는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참여를 신청한 인사는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신청하지 않은 인사들 중에는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거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자신을 '노블레스'로 보는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너무 바빠서 자원봉사 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도층인사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지도층 인사 자원봉사는 한달에 한두번 자원봉사를 하자는 차원보다 지도층 인사들의 사회적 의무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그러한 정신이 살아있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자원봉사 참여자를 당초 신청자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봉사활동 기간도 올해말까지로 국한해 이벤트화할 것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사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거론할 만큼 성숙되지 못했다. 오히려 위장전입이나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등이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질 정도다. 가진 자가 아직 갖지 못한 한가지까지도 더 갖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아직 사치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부 지도층 인사들만이라고 사회적 분위기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원주사회에 있어서 노블레스는 일반 시민에 비해 부와 명예, 권력을 더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이번 봉사활동에 그들의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