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가 첨단의료기기복합단지 입지선정에서 탈락한지 벌써 40일이 지났다. 굳이 날짜를 따지는 것은 첨복단지에서 탈락한 이후 대통령과 정부가 원주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것 같이 난리를 치더니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주 시민사회도 상경집회 이후에는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다.

겉으로 드러난 분위기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원주시나 시민사회가 정부의 원주달래기에 자족하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사람들은 대통령 발언이후 청와대에서 구체적으로 원하는것을 물어봤으니 조만간 가시적인 조치가 있지 않겠냐며 낙관하는 분위기다. 특히 원주시는 첨복단지 발표이후 곧바로 선정결과에 승복한다고 기자회견까지 한마당이어서 정부의 선처(?)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원주시민이 요구해야할 부분은 원주에 대한 선처보다 첨복단지 결정과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해명이 먼저다. 국책사업을 객관적 평가보다 정치논리에 의해 결정한 것은 역대정권을 통해 되풀이 되고 있는 강원도 홀대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에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몇십억, 몇백억 지원해 준다고 꼬리를 내린다면 강원도 홀대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청사 앞에서 집회 한번하고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거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에 강원도 사람들도 '화가 나면 무섭다'는 것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야 한다. 또한 강원도 홀대를 국민적 관심사로 끌어 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강원도나 도내 지자체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 한다. 첨복단지 탈락이후 도내 지자체나 도민 대다수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것은 강원도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된데는 강원도의 책임이 크다. 부지사가 첨복단지 유치 추진단장을 맡는 등 나름대로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첨복단지 유치탈락을 강원도 홀대로 규정하고 범 도민적 반발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강원도 출신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유치과정에서는 물론 탈락한 이후에도  원주 첨복단지 유치에 관심을 보인 국회의원이 있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지금 정부는 각료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최대 관심사여서 첨복단지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있는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는 첨복단지 문제을 다시 관심의 도마위에 올려 놓는 일이다. 청문회가 끝나는대로 시민 궐기대회나 도민 궐기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함께 강원도 정치역량을 결집해 첨복단지 탈락을 강원도 홀대로 규정하고 정치이슈화 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